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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영 Mar 28. 2024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chapter 02. 인생 제2막의 시작)

누구나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포함해서 총 12년이라는 의무 교육과정을 거친다. 대학교 4년까지 합하면 총 16년이라는 시간을 할애해서 학업에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개월수로 환산하면 832개월이고, 일수로 환산하면 무려 5840일이다. 여기에 들어간 학비까지 하면 엄청난 기회비용을 투자하는 게 분명하다. 만약 이 기간 동안 만약 일을 해서 한 달에 단돈 50만 원씩만 저축을 했다고 하면 원금만 4억 1600만 원이고, 이자까지 포함하면 대략 5억이라는 돈을 모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다. 


근데 재밌는 건 20대 중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월급을 받고 보니 그제야 뭔가가 잘못 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돌릴 순 없다. 그간 값 비싼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학벌, 스펙과 같이 쌓아놓은 결과물이 있기에 그걸 내려두고 새로운 걸 도전할 엄두가 안 나고 만약 그런 용기를 내면 주변에서 칭찬보다 질타를 받기 십상이다. 특히 부모님 입장에선 자녀에게 투자한 게 있기 때문에 내심 기대하시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현재의 일과 직업에 만족하는가? 그 일이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 오던 일이고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맞는가? 솔직히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냥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교와 학과를 선택했고 졸업 후엔 그 안에서 갈 수 있는 가장 복지나 급여 조건이 좋은 회사를 간 것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다고는 보기 어렵지 않은가. 사실 그 일이 어떤 일이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원초적으로 일을 왜 하는가? 먹고살기 위함 아닌가. 먹고산다는 건 단순히 밥만 먹으며 산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마다 삶의 기준이 다 다를 것이고, 그에 따른 필요한 돈도 다 다를 것이다.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직업을 갖는 것인데 대부분 반대로 접근한다. 본인의 스펙에 맞춰 갈 수 있는 최댓값의 회사를 들어간다. 비로소 직업을 갖고 나서 돈을 벌고, 돈을 벌어서 먹고살려고 보니 그게 불가능한 것이다. 100만 원씩 저축을 해도 10년을 모아야 1억 2000만 원인데 서울 아파트 값만 봐도 2014년부터 현재까지 10년간 평균 2.4배가량 올랐고 금액으로는 약 7억 가량 올랐다. 이거야 말로 모순 덩어리 아닌가. 


더 이상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하라. 해야 하는 일은 본인의 삶의 기준에 부합하는 액수의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다. 해야 하는 일을 해야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컵에 골프공을 먼저 넣으면 그다음 자갈도 넣고, 모래도 넣고, 물도 넣을 수 있지만 모래부터 넣으면 골프공과 자갈을 넣을 공간이 없다. 일도 마찬가지다. 해야 하는 일을 하고 그걸 통해 돈과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추고 이후 하고 싶은 일은 평생 하면서 살 수 있다. 현재 이 선택 기로에 놓여있다면 꼭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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