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니버스 Sep 05. 2024

남는 시간에도 열심히 책 읽기

책을 더 읽기 위해 군대에서 했던 노력들

독서를 시작한 초기에 책을 읽을 때는 주말과 평일 저녁의 여가 시간에만 독서를 했었다. 물론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힘들 때는 쉬고, 잠이 올 때는 책을 읽지 않고 자기도 했다.

상병이 되면서 군 생활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부분이 많아졌다. 일과 시간에도 가끔 여유로울 때가 있었는데, 실내에서 자유 시간이 주어지면 시간의 길이에 상관없이 책을 읽었다.

이렇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조금씩 책을 읽으면 전체적으로 독서를 하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안 그래도 책을 읽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면 좋다.


이렇게 읽게 되면 틈틈이 책을 읽는 것으로, 내용이 계속해서 끊어지기 때문에 집중이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독서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 장소를 선정하는 것 이외에 별 다른 방법이 없다.

나 같은 경우에는 너무 시끄러운 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읽지 않는다. 어차피 집중도 어렵고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확률도 꽤 높다. 책을 읽다가 끊어지는 것이 반복되면 결국 읽었던 내용도 까먹을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읽지 않는 게 나을 때도 많다.


꼭 일과 시간에 있는 자투리 시간까지 투자해서 읽어야 하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 만화책이나 소설책은 이렇게 읽는 경우를 보았으나, 일반 서적을 나처럼 읽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독서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이용한 것뿐이지, 여의치 않거나 원치 않는다면 이렇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외에는 주로 메모를 해놓은 수첩을 들고 다녔다. 수첩에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나 이에 대한 생각들과 명언 같은 것들이 적혀있었다. 여유가 있을 때는 수첩에 적혀 있는 내용을 보면서 복습을 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였다.

특히 읽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책의 메모들은 머리에서 잊혀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나는 당장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문구들이라도 일단 괜찮아 보이면 적어두었다. 지금은 이해가 안 되더라도 여러 번 읽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항상 그렇게 했었다.


철학책을 읽다 보면 특히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문구도 많고,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어려운 문구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쭉 메모해 놓고 넘어간 다음에, 일과 시간처럼 책은 읽기 어려운데 메모는 읽을 수 있는 시간에 천천히 읽으면서 의도와 뜻을 탐구한다.

이렇게 하면 책에 대한 내용은 이해하면서 실제로 읽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책을 읽을 수 없을 때 메모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독서 시간을 잡아먹지도 않는다.

애초에 해석이 잘 되어 있는 철학책을 골라서 읽으면 이럴 필요가 없지만, 나는 닥치는 대로 읽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때는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철학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원서와 해석본으로 나눠질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다.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몰랐으면 고생해야지 별 수 없다. 나는 전투적으로 내용을 하나씩 곱씹어서 이해해 가며 책을 읽었다. 


나는 군대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신경성 두통이 생겼고 이것은 당시에 만성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진료 후 진통제를 처방받기 위해 주기적으로 국군 병원에 방문했었는데, 이때도 항상 책을 가지고 갔다.

병원에 방문할 때는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후 늦게 돌아오는 일정으로 다녀오기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상당히 많았다. 어차피 진료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읽으면 두 권도 거뜬히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것이 아니라면 시간도 활용해서 책을 읽고는 했었다.

병원에선 주로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두꺼운 책도 읽기에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잠을 자는 경우도 많았지만, 나는 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독서에 몰두했다.

피로하면 잠을 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위한 전제 조건은 우선 책을 읽고 그곳에 담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글씨가 눈에 안 들어오면 휴식을 취하고, 이후에 정신이 좀 들면 책을 읽었다. 정신이 장시간 탁하다면 다음에 읽으면 된다.


내가 남는 시간을 활용해 열심히 책을 읽은 이유는 자기 계발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것보다 단순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열정을 쏟게 된 것은 순전히 독서가 주는 즐거움 덕분이었다.

책을 읽는 행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없거나 의무감에 책을 읽는다면 이렇게 읽기는 어렵다.

가끔 책을 읽으면 책에 누가 수면제를 탄 것도 아닌데 잠이 온다는 사람을 보기도 한다. 나는 읽다가 잠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라도 읽는 것이 좋다고 얘기하고 싶다.

책을 읽다가 잠이 오면 잠들면 되고, 일어나서 다시 읽으면 된다. 나도 피곤한 상태이지만 책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으면 피곤해도 그냥 읽고, 잠이 오면 멈추고 잔다.


나는 군대에서 자투리 시간을 모두 활용해 책을 읽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남는 시간 속에서 독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는 말할 수 있다.

저걸 어떻게 하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리해서 책을 읽지는 않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할 수 있다.

이전 04화 여유 시간을 활용한 독서를 시작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