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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버스 Sep 02. 2024

여유 시간을 활용한
독서를 시작하다

군대에서 시작했던 독서 이야기

군대에서 독서를 꾸준히 하기로 결정한 이후, 병영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간이 넉넉할 때는 도서관에 머물면서 책을 읽고, 보지 못한 책은 빌려와서 틈틈이 읽었다.

주말 같은 때에는 시간이 많으니 책을 끝까지 보는 완독을 할 수 있었지만, 평일에는 대부분 보다가 끝까지 보지 못해 빌려가야 했었다.


내가 복무하던 곳은 생활관을 이병부터 병장까지 선임과 후임이 같이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운전병이었기 때문에, 운전병들이 모인 곳에서 함께 생활했었다. 선임들이 항상 있으니 당연히 불편하지만 크게 문제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동기끼리 함께 생활관을 사용하는 생활관 동기제가 도입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동기들끼리 함께 생활관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스러웠지만, 독서를 하기는 훨씬 편해졌다. 생활관에서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고, 일상적인 긴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때부터는 여가 시간에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처음 도서관에 가기 시작했을 때는 흥미가 가는 것을 위주로 천천히 책을 읽었다. 큰 계획 같은 것은 없었고, 손이 가고 재미가 있어 보이면 일단 집어 들었다. 목표를 잡고 계획을 세워서 읽는 것이 더 좋지만, 그때는 그 정도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

간혹 책을 읽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책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어릴 때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어서 독서 자체에는 익숙했다.


거창한 목표가 없으니 독서에 아무 부담도 없었다. 내키는 대로 책을 읽으면 되었고, 재미가 없으면 다시 꽂아 놓으면 그만이었다. 순수하게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어서 지속할 수 있었고, 재미와 흥미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멈출 일이 없었다.

가끔 읽기 힘들 정도로 피곤하거나 잠이 쏟아질 때도 있었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읽지 않았다. 억지로 읽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이런 상태를 수개월 간 유지하면서 책을 읽는 습관이 쉽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시간이 나면 책을 읽고, 다 읽으면 새로운 책을 찾아서 계속 반복했다.


그 당시에는 책 읽기와 관련된 책도 많이 보았는데, 하나 같이 메모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머리로는 메모의 좋은 점에 대해 이해했으나,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그렇구나 하고 말았었다. 그래도 반복적으로 보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수첩을 마련해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들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차츰 잊어버리곤 했다. 기억하고 싶은 것이 너무 길지 않거나 짧다면 기억할 수 있었지만, 많은 것을 암기로만 기억하기는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메모장에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내용이 짧은 것들은 그대로 적고, 긴 것들은 요약해서 내가 보기 쉽게 만들었다.

나는 글씨를 잘 쓰지 못하는 악필이지만, 책의 핵심 내용에 대해 메모하고 다시 읽는 정도는 문제가 없었다.

중간에 메모에 대한 책도 보면서 왜 메모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옮겨 적는 메모만을 했다면, 나중에는 메모에 대한 생각을 추가하거나 새롭게 떠오른 생각을 적기도 했다.

그렇게 꾸준히 메모를 하면서 메모 방법을 조금씩 다듬었고, 독서에 대한 깊이가 한층 더 발전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서 위주로 독서를 했다. 일부러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었던 것은 아니고, 당시에 내가 잘 읽히고 접근성이 좋은 책들을 읽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해당 분야의 책들이 유독 많기도 했다. 아마 군대에 있는 도서관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우연히 접한 공자의 '논어'와 같은 철학책도 여러 권 읽었다. 그 뒤에는 소설, 경제, 교양, 연애 등 크게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골고루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자기계발 분야에 상당히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편향된 독서를 하다 보니 중복된 내용이 많아졌고, 그렇게 누적되니 책 한 권 읽는 데 필요한 시간도 줄어들었다.

책에 이미 아는 내용이 있으면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모든 책에서 내가 얻어갈 교훈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라도 얻어갈 것이 있다면 읽을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책의 질적인 부분을 따지지 않고 계속 읽었다.

물론, 중복되는 내용들이 있으면 훑어보고 넘기기도 했다. 다 읽지 않아도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는 내용도 꽤 있었다.


독서는 항상 그 자체로 이로웠다. 


머리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시도해 보면서 테스트했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실천한 결과에 대해서 천천히 생각해 보고 정리하며 피드백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독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여가 시간 활용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군대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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