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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버스 Oct 07. 2024

가끔은 철학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손톱을 깎는 것처럼

내가 군대에서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자기 계발서이지만 기억에 더 많이 남고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철학책이다. 자기 계발서도 못지않게 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었지만, 철학 책과 비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것도 저것도 역시 책이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생각에는 내면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철학책을 읽어서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효과들은 아주 많다. 검색해 보면 정리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이 찾을 수 있다.


삶에 대한 통찰력 상승

비판적 사고력 증가

가치관 정립

더 넓은 관점 습득

인식의 개선


위는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철학책의 효과다. 철학책만 읽어도 이렇게 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고, 이런 효과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좋다. 책을 읽고 얻는 효과에 무조건은 없다.


내가 군대에서 철학책을 읽으며 얻은 것은 생각하는 힘이다. 이것은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고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언가에 대해 스스로 깊게 생각하고 사고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한 가지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인지하고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관점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웠다. 물론 읽는 당시에 이렇게 느꼈던 것은 아니고, 조금씩 변화하여 지금에서야 돌아보면 그렇게 변하고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군대에서 철학책을 읽었던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생각하는 힘이 부족했었고, 그래서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었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생각하는 힘이 이미 충분한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나는 무조건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책은 읽는 사람이나 방법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겸손에 대해서도 그때 배우게 되었는데, 나는 항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으니 적극적으로 배우며 살아야 하고 오만하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것을 철학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깊게 들어가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잘한다고 말하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남이 나한테 잘한다고 하면 모를까 애초에 내가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면접 같은 곳에서는 작은 이점이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치관과 충돌하여 마음이 불편할 때도 있었다.


철학책을 펼쳐 보면 알겠지만 머리를 아프게 하는 문장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선호하지는 않는 분야다. 어떤 의도와 뜻을 담아서 저자가 이런 말을 했는지, 생각해 보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권하지 않는 편이다. 추천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나는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책에 있는 내용들을 해석하고 정리해서 내 것으로 만들면, 그 뒤에는 의식의 성장이 따라온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고, 내적인 성장에 확실하게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종종 철학책을 의식적으로 읽으려고 한다. 내 책장에는 공자의 논어와 니체의 말이 있는데, 볼 때마다 흥미롭고 재밌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가치관이나 생각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새롭게 느끼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철학책은 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생각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좋은 선생님과도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군대에서 독서를 할 때 가끔은 철학책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철학책은 독서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군대는 많은 시간을 들여 책을 읽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물론, 군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철학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추천한다. 아주 이로운 분야지만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아서 추천하고 다니지 않을 뿐이다. 이 글을 읽고 철학책에 관심이 생겼다면 아주 가벼워 보이는 철학책을 한 권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주 가벼운 철학책은 어려운 내용을 많이 다루지도 않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잘 설명되어 있다.

자주 읽으면 더 좋겠지만 나는 가끔 읽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보편적으로는 가끔을 달성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가끔을 목표로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철학책은 단순히 일상의 생각을 넘어서,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읽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만큼의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가치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해 주며, 생각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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