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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Jan 30. 2024

하늘에서 엄마가 보낸 생일 선물

내 이름에 담긴 엄마의 희망



내 이름은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엄마는 좋아하는 문학가 이름을 따서 그런 문학가가 되라는 바램을 담으셨으나, 엄마가 2021년 5월 하늘나라로 가시기 전까지 그 바램을 못 이루어드렸다.



그런데, 엄마가 돌아가신 후 맞은 나의 첫 생일에, 신기하게도 나는 글 쓰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보내 주신 생일 선물이다.






2022년 봄, 뉴욕 맨해튼에 몇 달 가 있을 때다. 내가 머물던 곳에서 멀지 않은 지하철역에서 뉴욕 전체가 떠들썩한  ‘지하철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급히 현장 사진을 찍어 평소 관심 있게 보던 인터넷 신문에 간단한 설명과 함께 보냈다.







뉴욕시간으로 내 생일인 4월 14일, 한국 시간으로는 4월 15일이었다. 신문사에서는 바로 출고해 기사로 올려졌고, 그날 이후 내게 ‘뉴욕주재 기자‘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주어졌다.






그 후, 한국에 와서도 인터넷신문 신입기자 연수도 받으며 계속 기사를 쓰게 되었다. 기사는 꼭 객관적인 시점에서 중1학년도 이해할 수 있게 쉽고 간결하게 써야 한다는 것은 항상 명심하고 있다.



2021년 초 창간한 ’상생과 도전’을 지향하는 인터넷 신문이다. 나는 상상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의 감동을 전하는 장애인, 탈북인 등을 주로 인터뷰하며 보람을 갖고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첫 인터뷰 상대는 바로 나의 오랜 인스타 친구인 신종민 씨였다. 2019년, 그가 희귀병인 윌슨병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아 헤맸으나 못 찾았다며 인스타에 대신 토끼풀 사진을 게시하며, 네잎클로버를 찾을 확률은 만 분의 일인데, 자신은 삼만 명 당 한 명 걸린다는 윌슨병 환자라고 덧붙였다. 윌슨병은 주로 간이나 뇌에 침착된 구리의 독성에 의해 심각한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희귀병이다.,






그는 2000년 고2 때 침이 계속 흐르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며 지우개도 못 집어 올리는 심각한 신경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학업도 중단했다. 원인을 찾지 못하고 진단이 늦어지며 몸은 더 망가져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는 눈꺼풀도 손으로 벌려 뜨고 발음도 안 되는 언어 중증 1급 장애자이지만, 환우들의 응원과 격려로 서른 살이 다 되어 검정고시에 도전해 대학도 졸업했고, 힘든 몸이지만 윌슨병 환우들의 상담을 맡아 십 년째 봉사하고 있다. 그는 밝게 웃으며 말한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올 수 있어요. 피할 수 없고, 걱정한다고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냥 그 시련을 즐기세요”






그가 못 찾은 네잎클로버를 내가 대신 만들어 희망을 꼭 전해 주고 싶었다. 열심히 연구한 결과, 내가 가장 아끼는 영원히 시들지 않는 가죽 네잎클로버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네잎클로버를 정성껏 포장해 응원과 격려를 담은 손 편지 여러 장과 함께 보냈는데, 그는 작품보다도 나의 손 편지에 더 감동했던 거 같다. 지금도 여전히 나의 모든 인스타 포스팅과 신문 기사에 언제나 따뜻한 댓글을 남겨 준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면서도 환경 탓을 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 그가 언젠가는 꼭 언어장애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네잎클로버에 담아 본다.






작년 초에는, 엄마를 간병하면서 알게 된 분홍빛재가복지센터 엄재민 대표와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 인터뷰하려 했다. 그런데, 오케이뉴스에서는 인터뷰보다는 설득력 있게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는 요양체험기 기사를 써 볼 것을 제안했다.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게 내키지 않아 많은 고민을 했으나, 결국엔 4편의 요양체험기 기사를 쓰게 되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우리 모두가 꼭 알아두어야 할 좋은 제도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미리 알았더라면 우리 엄마를 좀 더 편히 모실 수 있었다. 신문에 쓴 요양체험기를 토대로 브런치 작가로서 좀 더 상세하게 내용울 이어 나가보려고 한다.







우리 엄마가 나를 낳아 준 생일에 하늘나라에서 보내 준 생일 선물인 ’기자‘ 가 되어 엄마를 간병한 요양체험기를 쓰게 되었고, 또, 지금은 브런치 ’작가’ 로서 엄마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 분명 하늘나라에서 기뻐하고 계실 것이다.







문학가가 되라는 엄마의 바램이 꼭 이루어질 수 있게 해 달라고 네잎클로버에 희망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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