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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명은 나의 손에 달려 있다

에세이

by 인산

옛날 어느 마을에 현명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지혜가 많아서 마을 사람들의 고민이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한 아이가 현명한 노인을 골탕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새 한 마리를 잡아 두 손에 꼭 쥐었다. 그리고 현명한 노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현명한 노인이시여, 제 손에는 새 한 마리 있습니다. 이 새는 살았을까요? 죽었을까요?”


아이는 노인이 살았다고 하면 두 손에 힘을 주어 새를 죽일 셈이었고, 죽었다고 하면 두 손을 활짝 열어 새를 날려 보낼 생각이었다. 어쨌거나 현명한 노인은 틀리게 되어 있었다. 아이의 속셈을 간파한 현명한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 새의 운명은 너의 손에 달려 있다.”

나는 소년의 손에 달린 그 새의 운명이 곧 우리의 운명을 은유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운명은 우리 자신의 손에 달린 것이다.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라는 말도 있다. 결국, 자기 삶이 행복한가 불행한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말이던 델파이 신전에 새겨진 문구든 ‘너 자신을 알라’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끝까지 유효할 것이다. 결국, 삶을 영위하는 인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짓는 인간은 언제든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길이지만 그래도 그 길을 꾸준히 걷노라면 어느덧 자신이 개척한 운명과 만날 수 있다.


삶은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와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만남은 삶의 첫걸음이다. 그런데 이 만남에서 자신을 깨닫는 기회로 삼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일 것이다. 만남에서 자신을 깨닫는다는 것은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힘이 있다는 뜻이다.


요즘 드는 생각은 각 종교에서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종교든 “감사하라”와 “사랑하라”를 가르친다.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의 운명은 어디로 향할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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