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흘러내리는 햇빛

찬란한 나의 조각들

아침, 커튼을 살짝 걷자
빛이 방 안으로 천천히 흘러들었다.
벽에 부딪혀 내려오는 햇살이
바닥 위에 조용히 번지고 있었다.

특별히 뭔가 달라진 건 없는데
그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햇빛이 좋으면, 그냥 그거 하나로도
마음속에 조용한 여유가 생긴다.

나는 원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다.
햇살이 좋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뭔가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가만히 빛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채워나갈까.
어떤 장면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별일 없는 하루일지도 모르지만
그조차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꼭 거창한 일이 생기지 않아도
작은 웃음 하나, 따뜻한 한 마디,
천천히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충분히 좋은 하루를 만들어줄 수 있으니까.

설렘은 그렇게 찾아온다.
햇빛이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오듯이
기대도 조용히 마음 안으로 스며든다.

오늘 하루가 어떻게 흐를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기분이면,
충분히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