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하루,도시를 다시 여는 카페

이름 없는 사람들

by 찌니


아직 햇빛이 건물 사이에서 완전히 고개를 들지 못한 시간, 회사 주변의 카페들은 이미 천천히 깨어나고 있다. 전날 야간 경비원이 마지막 불을 끄고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도시가 다시 움직이려는 징후는 이른 시간부터 조용히 스며든다. 문을 여는 사람은 늘 가장 먼저 도착한다. 문턱을 넘는 순간, 식어 있는 공기와 아직 정리되지 않은 테이블의 여백이 이른 아침의 냉기와 섞인다. 이 시간의 카페는 ‘손님이 없는 공간’이 아니라 ‘아직 사용되지 않은 오늘의 자리’에 가깝다. 의자의 방향, 테이블에 떨어진 작은 먼지, 정수기의 첫 물줄기.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공간은 묘하게 투명하고, 그 투명함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도시가 다시 열리기 전에 가장 먼저 온도를 맞추는 사람.

회사 인근 카페의 오픈 준비는 단순한 루틴이 아니라, 도시의 박동을 미리 예열하는 일에 가깝다. 에스프레소 기계를 데우는 시간, 원두를 분쇄하는 일정한 소리, 컵을 가지런히 놓는 반복된 동작. 이 모든 것들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시작의 구조’를 만든다. 출근길 직장인들이 손에 쥐게 될 첫 커피는 사실 이른 시간부터 누군가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출근 속도에 맞춰 카페로 흘러들지만, 그 흐름을 준비하는 사람은 정작 그 시간에 자신의 속도를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오픈 준비라는 것은 ‘내가 드러나기 전에 공간이 먼저 깨어나도록 돕는 일’이다. 도시의 하루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조율 위에 서서히 온도를 올린다. 새벽의 텅 빈 도로가 빛을 받아 길을 드러내듯, 카페의 향 역시 아직 텅 빈 공기 속에서 오늘의 방향을 바꾸어놓는다.

문을 여는 시각이 가까워지면 카페는 마침내 출근길의 빠른 호흡에 맞춰 준비를 마친다. 정리는 끝났고, 향은 스며들었고, 온도는 자리 잡았다. 곧 8시가 되면 직장인들의 일상이 분주하게 이 공간을 채워 넣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카운터에 기대어 커피를 주문하는 순간, 이 하루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오픈 준비를 하는 사람은 그 시작의 그림자를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는 사람이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하루를 맞도록 만드는 사람. 도시가 아주 잠깐 숨을 고르는 이른 아침, 그는 가장 먼저 도착해 아무도 보지 않은 자리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든다. 건물의 불을 끄는 사람이 하루의 끝을 붙든다면, 카페의 불을 켜는 그는 하루의 시작을 조용히 밀어 올리는 사람이다. 그의 손끝에서 오늘의 첫 장면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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