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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 바튜battu*

by 김성신 시인

바튜battu*

김성신


하루에 한 번 덫에 빠진 자신을 훔쳐봐야 할 때가 있다

빠져나오기 위해

함정을 만들어

천장과 바닥을 오가며


자주 열리는 침묵 속에서 구어체가 흩날리는 소용돌이

어쩔 수 없었다는 고백이 이어지고

당신을 위해 나를 살리는 춤이라 생각하니

연기처럼 피어오른 진폭


손끝에서 직조된 ㅇ은 섬이 되었지

아가미처럼 숨 쉬는 빛

모서리에서 뜨거워지는 숨소리

침묵을 가라앉히는 방식이 왜 몸짓일까


팔꿈치에 도사린 최선을 바깥이라 믿고

문턱을 넘나드는 그림자

두 발로 가장 희미한 해파리를 흉내내고 싶었어


구름이 흩어놓아 잠깐씩 열리는 하늘

손짓 하나하나에 힘이 들어간 새를

검은색 로브 위에 펼쳐놓았다


*발레 동작


-2025년 시사사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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