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오색 빛깔
나는 하루의 첫 빛과 마지막 빛을 좋아한다.
어둠을 밀어내며 솟아나는 푸르름,
저물며 세상을 물들이는 붉은빛.
그 두 색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삶의 시작과 끝을 비추는 은유다.
푸르름은 아직 열리지 않은 가능성이고,
붉음은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기도다.
나는 또 봄과 가을의 노란색을 좋아한다.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그 결은 다르다.
봄의 노랑은 아이의 웃음처럼 발랄하고,
가을의 노랑은 황금 들녘처럼 묵직하다.
젊음의 생기와, 무르익은 충만이
한 빛 속에 공존한다.
그리고 내 머리에 시간이 지나며
하나씩 생겨나는 흰색의 한 올 한 올에
정을 붙이려 한다.
그 흰빛은 세월의 그림자가 아니라,
살아왔음을 증명하는 서럽고도 다정한 기록이다.
동트기 전의 칠흑 같은 어둠은
이제 나를 두렵게 하지 않는다.
어둠은 끝이 아니라,
빛이 태어나기 전의 고요한 숨이기 때문이다.
오색은 단지 다섯 빛깔이 아니다.
그것은 시작과 끝, 젊음과 충만, 세월과 기다림을 담아낸 삶의 무늬다.
우리는 날마다 그 색들을 오가며 살고,
그 속에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
오색은 흩어지지 않는다.
시간과 계절의 바람이 섞여
마침내 하나의 천연색이 된다.
그 빛 속에서 나의 삶 또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