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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겸 Aug 27. 2022

3. 여자가 할 수 있는 일, 둘

내게 글쓰기란?

초등학교를 다닐 때 과제로 썼던 일기는 지냈던 하루를 돌아보며 자기반성을 갖게 했다.

처음엔 왜 써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과제를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졸리는 눈을 억지로 비벼가며 꾸역꾸역 글쓰기를 했었다.


그러다 일기를 진심으로 쓰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엄마를 따라 홀로 이모집에 지내면서 보고 싶은 아빠, 동생들과 집에 대한 그리움을 써 내려갔던 것.

♡그리운 집...이젠 갈 수 없는...♡
♡나를 위로해 준 베란다 창가의 하늘♡

청소년기를 보낼 땐 일기 쓰는 과제가 없어도 답답할 때면 그렇게 가끔 일기를 썼다.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곳 없을 때 일기장은 유일하게 내 마음을 받아주는 곳이 되었다.

그리고 친구가 되어 주었던 글은 어느덧 힘을 실어줘 사십 대 중반이 되는 지금의 나를 빛나게 해주려고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절망 속에서 희미한 불빛도 찾기 어려웠던 나는 살기 위해 글을 썼다.

그렇게 지낸 이야기와 속상함, 우울감을 털어놓고 나면 내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었다.


그래서 더욱 포기할 수 없는 글.

지난날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앞으로의 나에 대하여 나는 오랜 친구와 함께할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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