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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Mar 31. 2023

초보 촌부의 삶에 대한 소소한 일기





지난 달 막내딸에게 카톡으로 문자를 받았습니다.

'아빠, 브런치 작가 한 번 도전해 보세요'...

글 쓰기를 좋아 하지만, 늘 주제도 빈곤하고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작가 도전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용기를 내어 촌부의 소소한 일상을 올려 봅니다.


점심 식사 후 봄맞이 준비로 텃밭에 나가서 고랑 정리를 했습니다.

잠시 하늘을 바라보니 마치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 청명한 하늘입니다.

그 청명한 하늘에 하얀 쉼표인 구름도 둥실 거리고~


구름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늘 흔하게 볼 수 있는 구름이야말로..

우리가 목도할 수 있는 자연의 가장 장대한, 동적(動的)인 아름다움이라고 봅니다.


가을이면 간월재나 화왕산 외 오서산 능선에서..

갈대를 춤추게 하는 바람도 동적인 아름다움도 만들기도 하지만..

구름은 우리가 고개를 쳐들면, 바로 볼 수 있는, 하늘이라는 공간에서 상영되는 야외 와이드 비전입니다.


도심에서 바라본 하늘보다는 한적한 시골에서 바라본 하늘은 더 청청해 보입니다.

뉴스에서는 미세먼지, 황사로 조심을 하라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실제론 심하게 피부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마스크를 벗고 재잘거리는 손녀와 데이트를 즐겼던 생각이 납니다.

잠시였지만 시골길 산책을 하니 세상만사 고민은 다 내려놓게 되더군요.

언제부터 요 녀석의 존재가 내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귀여운 공주님 덕분에 할아버지는 잠시지만, 마음을 비운 넉넉한 사람이 되더군요.


세월이 주는 은총 덕분에 이런 깨우침도 해봅니다.

내 육신은 미래를 향하여 흘러가는 전달 과정의 한 매개체는 아닌지?

나 또 한 소중한 생명체이지만, 그 생명을 저 귀여운 녀석에게 넘겨주고 언젠가는 나를 내려놓는다는 거..

참으로 평범하고 당연한 이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경이로움도 느껴 봅니다..

하루라도 빨리 저 귀여운 꼬맹이가 완전하게 마스크를 벗는 날이 왔음.. 하는 바람입니다.


더 바랄게 뭐가 있을까요?

시집간 딸들 무탈하게 잘 살면 고맙지요..

더 욕심을 낸다면.. 울 공주님 이쁘게.. 건강하게..

인성 바른 아이로 자라 준 다면 더 이상의 바람을 없을 듯합니다.


그나저나.. 걱정입니다.

개념이 바로 선 부모의 책임에서 졸업을 한 줄 알았는데..

이제는 인자한 할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남아 있더군요.

인자하고, 건강하고, 멋진 할아버지가 되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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