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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Jun 07. 2023

오늘 하루 수고한 나를 위하여~

   매실 장아찌 만들기 도전


자화자찬 한 번 해보렵니다.

지난주에는 오디잼 만들고, 어제와 오늘은 매실 장아찌 만든다고 땀 좀 흘렸습니다.


매실 열매 씨 제거 작업이 왜 그리도 힘이 드는지..

엄지손톱은 벌어져서 아프고... 허리는 쑤시고..

그래도 이 번 주말에 내려온다는 딸들 생각에 꾸준히 손질을 했습니다.





손질을 한 매실을 말리고 나니.. 저녁 8시..

늦은 시각이지만 마당에 장작불도 피우고, 아껴둔 와인도 준비를 했습니다.


불멍이라고 하나요? 

흔들리는 장작불로 잠시지만, 내면의 잔소리를 누르는 힘을 느껴 봅니다.

장작불의 화려한 빛이 송과체를 자극해 줍니다.





술 한 잔 덕분인지... 신기합니다.

장작불로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평정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마음을 비울 수 있었습니다. 


절박하게 살아야 했던 3년 전의 제 어설펐던 삶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금.. 마음을 내려놓은 자는 아닙니다만... 


부자? 투기? 풍족한 삶?... 저처럼 사는 필부의 삶..

그 누가 적당한 타협선을 명확한 게 그을 수가 있을까요? 


유년시절 할머님께서 장독대에서 촛불을 켜놓고 지성을 드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린 제 눈에도 할머님께서 지성을 드리는 모습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절대자의 힘에 의존하려는 평범한 한 여인의 소박한 모습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할머님 모습과 제 모습이 오버랩이 됩니다.


제 바람은 평범합니다.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유산으로 남겨 주려고 아등바등 살다가 가는 허무한 삶보다는

어려운 친구와 이웃에게 막걸리 한 잔 사주는 소소한 삶을 살다가 가는 건 어떤지..?? 

물론 답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죽어서 남기는 기부도 좋지만..

당장 내 옆에 목마른 사람에게 막걸리 한 잔을 따라 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하지만 오늘은 제법 수고한 저 자신을 위하여 와인 한 잔 했습니다.



                   올봄에 캔 달래로 만든 달래 전을 안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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