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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Nov 09. 2023

어영부영 사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첫서리 내린 날..


저녁 식사 후 양치질을 하고 나면.. 

"아~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보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라면도 제대로 끓일 줄도 모르던 남자가 이제는 본인의 삼시 세끼뿐만 아니라..

김치와 같은 밑반찬도 뚝딱 만들어서 딸들에게도 보내 줄 정도로 변신을 했습니다.

(가끔 이기는 하지만...)




그런 제 모습에 스스로 대견할 때가 있다고 오늘 고백(?)을 해 봅니다.

늘 어영부영하지만 해야 할 일은 미루지 않고 과감(?)하게 실천으로 옮기곤 합니다.


예를 들어서 겨울 준비로 장작 구입과 화목난로 점검 같은 일입니다.

돈 주고 배달을 시키면 되는 일인데 뭐가 힘들지?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수많은 장작을 혼자서 쌓고 정리를 한다는 건 제법 힘이 듭니다.

혼자서 낡은 연통을 교체를 한다는 것도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어찌저찌 이제는 겨울나기 준비는 얼추 완료를 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가보니 첫서리가 내렸더군요.

자세히 보면 어제와 다른 풍경입니다.

거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의 결도 다르게 느껴지고.. 

올봄부터 가을까지 극성맞던 자라던 잡초들도 이젠 한 풀이 꺾인 듯 보입니다.


제가 비록 어영부영 살기는 하지만, 나름 바쁘게 지내는 제 삶을 모처럼 사진으로나마

과감하게(?) 공개해 보겠습니다.


화목난로에 구워 먹을 산밤도 준비.



장작도 넉넉하게 분산하여 저장.



막걸리 안주(고구마 말리기 작업)



올해 첫 수확한 결명자 정리.

결명자 씨... 손길이 많이 갑니다~




무거운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연통도 교체를 하고..





평범한 촌부의 그림으로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자기 합리화도 가끔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자기 합리화란 단어에 상당히 민감했던 편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자기 합리화란 의미가 완전 다른 의미로 다가섭니다.

처음에는 변명과 핑계로 여겨졌는데..

차분하게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대비를 하니 완전 다른 느낌입니다.


즉, 세상과의 비교를 줄이는 순간 갑자기 모든 게 넉넉하게 다가서더군요.

친구 녀석이 타고 온 화려한 고급 승용차를 봐도 무덤덤..

요동을 친다는 서울 아파트 가격에도 무덤덤..

그 이유는 시골 생활에서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크고 넓은 집도 필요가 없습니다... 난방 및 청소 유지 보수가 힘들기 때문에..

고급 식당 요리보다는 이웃에서 주신 청국장이 더 값지게 여겨집니다.


선물로 들어온 고급 양주보다는 막걸리에 손이 가고.. 

이런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는 내가 좀 유치하기는 하지만 나름 재미도 쏠쏠합니다.


중요한 건... 

제 자신의 정체성을 훼손시키지 않고 유지를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듯.. 

나를 흔드는 건 나 자신이지요.


뭐.. 지금도 가끔은 흔들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삶이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는 요즘의 삶이 그럭저럭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걱정이라고 하면....

올 김장 김치가 작년처럼 맛있어야 하는데...

뭐 이 정도 걱정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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