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익는 냄새..
오늘 저녁 창밖은 뻥 조금 쳐서 시베리아 풍경입니다.
평소에도 해가 뉘엿뉘엿 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거실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화목난로에 불을 피우고 거실 커튼을 치면, 아늑하고 나만의 온전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창밖은 윙윙 거리는 바람 소리에 창문이 흔들릴 정도지만
거실 커튼을 치는 순간.. 프라이빗 한 공간이라고 하나요... 그런 분위기입니다.
약 1 시간 전 풍경 (살벌한 바람 소리는 담지 못 했습니다)
귀촌 생활 중 난방은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나름의 경험으로 가을에는 작은 전기난로를 이용하고
초겨울에는 가스히터를 사용하다가 본격적인 추위에는 화목난로를 피웁니다.
화목난로에서 어느 정도 온기가 느껴지면 장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난로의 연통 배출구와 공기 흡입구를 조정을 합니다.
배출구를 너무 열어 놓으면, 장작불을 피우기는 좋지만 효율이 떨어집니다.
더불어 공기 흡입구도 100% 오픈하면 장작 낭비로 이어집니다.
이젠 화목난로 운전은 베스트 드라이버지만(건방)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습니다.
잘 마른 참나무을 우물 정자로 쌓고 가스 토치로 불을 피우는데..
와~ 연기만 나고 불은 안 붙더군요. (흡입구와 배출구 조정 미숙)
초기에는 불을 한 번 피우려면, 가스통 반은 사용을 할 정도였습니다.
유년 시절 할머니께서 아궁이에 불을 피우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마른 솔잎과 낙엽을 맨 밑에 깔고, 그 위에 잔가지를 올리고 불을 피우셨지요.
아~ 맞다 맞아.. 뒷산에 올라가서 잘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불을 피우니 그때서야 불이 잘 붙더군요.
귀촌을 꿈꾸시는 분들의 로망인 화목난로..
초기 설치 작업도 힘들지만, 겨울 내내 땔 장작 준비도 신경이 쓰이고,
청소 보수 유지 및 운영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타고 남은 재 청소부터 시작해서 수시로 연통을 점검해야 합니다.
결론은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화목난로는 장식품으로 전락을 합니다.
장작준비-점검-청소-보수 유지..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 수고의 대가로 화목난로가 주는 즐거움을 즐기시면 됩니다.
물론 난로의 주 임무는 난방이지만, 잘 활용을 하면 가스 연료비도 줄이고 건강도 챙길 수 있습니다.
귀촌 전 사회생활 중 남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수단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고스톱이나 카드놀이도 몰랐던 저..
하지만 지금은 전혀 후회를 하거나 현재의 삶에 대하여 전혀 아쉽지는 않습니다.
잘 익어가는 군고구마 냄새를 즐기면서 막걸리 한잔에 만족을 하는 저를 보고
귀촌 생활의 합리화를 주장한다고 지적을 하실 수는 있을 겁니다.
그 지적에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전원생활에 대한 힐링을 파는 외판사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으름과 부지런함을 적당히 배합을 해서 사는 평범한 촌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