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보촌부 Dec 25. 2023

안 보고 살면 그만인데..


A라는 후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 후배는 자신의 동기 B에 대한 불만을 저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은근히 자신의 불만의사에 동참을 요구했지만 딱 히 해 줄 말이 없더군요.


자칫 잘못하면 일파만파 퍼질게 뻔하니..

해 준 말이라고는 그 친구 B의 장점만 이야기하고(사실 그대로..)

동기들끼리 잘 지냈음 하는 바람으로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런 제 의도와는 달리 제게 돌아온 결과는 비참할 정도였습니다.

A: " 저 양반은 줏대도 없고 편향적인 사고로 가득하더라 "

B: " 저 양반은 고집만 피우고..


전화기를 들었다가.. 잠 시 생각을 한 후 내려놓았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은 스스로 판단을 하고, 스스로 결정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본 인이 져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지난주 송년 모임이 있었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저는 그날도 빈곤한 자제력으로 오해를 받고서는 견딜 수 없는 제 성격을 드러냈습니다. 

술자리에서 그 두 후배를 앉혀 놓고 당시의 대화 내용 대화를 그대로 하게 했습니다. 


아무 말 못 하는 두 후배들을 뒤로하고 술집을 나서는데..

버스 정류장 앞에서.. 후회가 밀려 오더군요.. 모두가 부질없는 일인데.. 

제 빈곤한 자제력이 한심하게 여겨졌습니다.

어차피 진리는 우리와 함께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에 진리라는 이름을 붙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그 후배들과의 만남에 있어서 제 내면의 한 편에서 기묘한 거부감이 들을 겁니다.

만나면 겉으로는 웃으면서 마음속으로는 그 후배들을.. 멀리 하려는 거부감이..  

저는 이 거부감을 속 좁은 제 안의 방어기제로 봅니다.


"말"은 "말" 그대로 전달이 되는 법이 드뭅니다.

아무리 잘 포장을 해서 전달을 해도 다리를 몇 번 건너고 나면 변합니다.

그것이 "말"이라는 의사전달의 특징입니다.


글 주제와 다른 생각이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타인의 약점을 농담으로라도 들춰 내서는 안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특 히 모임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상대의 단점을 들춰내는 행동은 더더욱 자제를 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비판이나 지적을 하기 전에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즉, 자기모순도 존재함을 알아야 하지만, 솔직히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좀 더 사려 깊게 생각을 하고 비판과 지적에 대하여 신중해야 합니다.

이는 제가 저에게 스스로 다짐을 하려고 본인에게 쓰는 글입니다. 

 

가만?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고 다짐을 하지??

그 후배들을 안 보고 살아도 사는데 전혀 지장도 없는데?

아직도 그 누군가에게 어떻게 비칠지가 궁금해하는 나 자신이 좀 한심 하기는 합니다만~~

 

작가의 이전글 앙꼬 없는 찐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