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토지리원은 쓰쿠바시에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진행하는 기술협력 회의가 3박 4일 일정으로 잡혔다. 매년 양국이 측지 및 지도 제작 분야의 정보 교환과 기술교류 차원에서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지리원에서 3명이 대표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다. 일본 방문은 처음이지만 국토부 건축과에 근무하면서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왔고, 총리실에 파견 나가 두바이를 다녀온 적이 있다.
여행 가방을 챙기면서 가족들에게 일본으로 출장 간다고 하자 반대를 한다. 그 이유는 쓰쿠바시가 원전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와 거리가 가까워서 먹거리가 위험하다며 말린다.
여행 가방을 챙겨 들고 송파 장지역 버스정류장에 가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해외에 한두 번 다녀온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일본에 가는데 긴장은 되지 않는다.
공항리무진은 2시간 만에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의 출국장에 들어서서 일행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한 사람은 도착했고, 다른 사람은 오고 있단다.
공항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4층에 올라가 먼저 온 일행과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출국장에 내려와 나머지 일행을 만나 셋이서 제주항공의 항공권을 발급받고 여행 가방을 부쳤다.
그리고는 각자 공항에서 개인적인 일을 보고 다시 모여 출국 심사를 밟았다. 셋이서 보안 검색을 받으려 게이트로 들어서려고 하자 안내원이 5번 게이트로 가서 받으란다.
일행과 5번 게이트로 이동해서 보안 검색을 받고 출국 심사를 끝내고 계류장에 들어서자 공항 면세점이다. 일행은 면세점에 볼 일이 있다며 면세점으로 들어가고 나는 게이트 앞 소파에 앉아 일행을 기다렸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되어가자 승무원이 승객의 여권과 항공권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승객이 모두 좌석에 앉자 비행기는 공항 활주로에 나가 엔젠의 출력을 높이며 대기하더니 곧바로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한 후 기체가 안정되어 가자 승무원이 다가와 일본 입국에 필요한 입국신고서와 세관신고서를 전해주면서 기재하란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배운 적은 있지만, 말을 할 줄은 모른다. 일행 중 한 명이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일본어를 좀 하는데 그 동료에게 내 입국신고서와 세관신고서 작성을 부탁했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가 이륙할 때부터 통로 쪽에 앉아 책만 읽었다. 비행기는 좌우로 세 명씩 6명이 한 줄로 앉아 가는 소형급이다.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이륙하고 두 시간쯤 되자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비행기가 일본의 나리타 공항에 착륙하고 일행과 비행기에서 내렸다.
나리타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세관심사를 받는데 세관원이 일본에서 며칠간 머무를 예정이냐고 영어로 묻는다. 나는 영어로 3일간 머물렀다 4일째 떠난다고 대답했다.
공항에서 세관심사를 마치고 여행 가방을 찾는 곳에서 가방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일행과 가방을 찾아 공항 내에 버스표를 예약하는 곳으로 이동해 오십 분 뒤에 쓰쿠바시로 가는 버스표를 예약했다.
오늘은 숙소인 호텔에 도착만 하면 된다. 공항 내 식당에서 버스 시간을 기다릴 겸 간단한 식사를 했다. 식당에서 일행과 식사를 하고 나자 버스 출발 시간이 다가왔다.
버스 정거장은 나리타공항과 서로 연계되어 있는 것 같다. 일행과 공항 밖으로 나가 8번 숫자가 표시된 버스정류장을 찾아갔다.
그곳에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역무원이 다가와 쓰쿠바시로 가는 표를 확인하더니 가방을 인수받고 조그만 표를 한 장씩 건네준다. 나중에 가방을 찾아갈 때 가방과 교환하라는 일종의 증명서다.
쓰쿠바시로 가는 버스는 출발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일행과 버스에 탑승하자 버스는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가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그렇게 버스가 한참을 달려 저녁 8시쯤 쓰쿠바시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에서 숙소까지는 걸어가도 되는 거리다. 일행과 버스정류장에서 호텔까지 걸어가 체크인하고 룸으로 들어갔다. 일행과는 룸에 들어가서 가방과 옷을 정리해 놓고 9시에 다시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호텔 룸에 들어가자 혼자 머물기에 아담하고 적당한 크기다. 가방에서 옷을 꺼내 옷장에 정리하고 입고 왔던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쉬다가 일행을 만나러 로비로 내려갔다.
일행과 호텔 옆 상가 건물로 이동해서 식당을 찾아갔다. 나리타 공항에서 식사를 간단하게 했지만, 일행과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겸 겸사겸사 나왔다.
오늘은 오전 10시에 집을 나와 공항버스와 비행기를 타고 나리타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까지 약 10시간을 버스와 비행기에서 보낸 셈이다.
몸은 피곤하고 일본의 습하고 더운 날씨에 더 짜증이 난다. 게다가 일본 음식은 간이 좀 세고 짠 편이다. 처음에는 음식이 짠 줄 몰랐는데 음식을 먹을수록 짠맛이 배어 나왔다.
일행과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튿날 호텔에서 새벽 6시에 일어났다.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창밖을 내다보자 동이 훤하게 트기 시작했다.
호텔에서 제공한 아침 식사권을 들고 1층 식당에 내려가 일행과 아침 식사를 했다. 아침은 되도록 짜지 않은 음식을 주문했다. 쌀밥과 나온 음식은 짜지 않아 좋았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신 후 호텔을 나와 주변을 걸었다. 쓰쿠바시는 도시 한가운데에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함께 숲으로 조성해 놓았다. 그 숲길을 따라 약 삼십여 분을 걸어가는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거나 학교를 가는 학생과 회사원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은 제주처럼 아열대성 기후라서 겨울임에도 녹음이 우거졌다. 숲길에서 무리를 지어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걸어가는 학생과 회사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공원 숲길을 한참 동안 걸어가다 다시 호텔로 돌아오자 기분이 상쾌해졌다. 호텔에 도착해서 일본 지리원을 방문하기 위해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확실히 덜 춥다. 한국에선 좀 춥다고 느꼈는데 일본은 영상 10도에 하늘은 우리나라 가을처럼 맑고 푸르다. 쓰쿠바시는 일본의 한적한 중소도시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옷을 갈아입고 서류 가방을 챙겨 들고 로비로 내려갔다. 로비에는 이미 일본 국토지리원 직원이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일행과 국토지리원을 향해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