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아래

by 김사과

전하고 싶은 마음

모두 체 위에 올린다


고마움 그 사이 질투 그 사이 미안함 그 사이

원망 그 사이 서운함 그 사이 두려움 그 사이

쓸쓸함 그 사이 실망 그 사이 망설임 그 사이 그리움


다 적을 수 없는 마음들

체에 올려놓으면

작은 마음

흐릿한 마음

감추고 싶은 마음 떨어진다


체 위에 남은 마음을

글자로 적어본다

그럴듯한 말들이 반짝인다

그러다 체 아래를 보면


작고, 흐릿하고, 못난 것들

주울 수도 없는 조그만 것들

말할 수 없는 말

글로 남기지 못할

먼지처럼 부유하는 마음

체 아래 놓여있다


체 위에 남은 마음으로 편지를 쓴다

체 아래 떨어진 마음으로 시를 쓴다

먼지 같은 마음의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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