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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과 Jul 23. 2022

바람


혼자일 땐 보이지 않는다

있는 걸까 없는 걸까


나무가 흔들릴 때야 비로소

지나가는구나 안다


전깃줄을 흔들 때는

작은 것에 마음 쓰는 것을 짐작한다

창문이 덜컹해야

꽤나 성이 난 것을 알겠고

먼 산의 나뭇잎들이 한곳을 향할 때

네가 가고 있는 방향을 알겠다


잊고있다가

모른척 냉정하다가

머리카락 흩날릴 때야

네가 날 생각함을 미루어 짐작하고


그렇다면 혼자일 땐

잠잠히 멈춰있을 땐

아무 것도 흔들지 않을 땐

혼자 흔들리고 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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