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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과

오줌이 나오는 줄을 꽂고

영양제가 들어가는 줄을 꽂고


이젠 굶어 죽지 않으려

코에 줄을 꽂았다


조금씩

천천히

어쩔 수 없이

돌아간다


배꼽에 줄이 달려있던 시절로


인큐베이터에 넣어둔 아이처럼

안아줄 수 없는 아이처럼


손잡아주고 싶어도

말걸어주고 싶어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하루하루

한발한발

돌이킬 수 없이

돌아간다

이 세상에 없었던 시절로


줄 하나 더 생길 때마다

넋놓고 멀어진다

줄 하나 더 생길 때마다

작별 인사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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