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태어났다.
겨우내 기다리던 벚꽃이
가지마다 가득
빽빽하게 피어 늘어졌다.
하필 4월의 끝자락에 태어났다.
1년 치 꽃을
미친 듯 피워낸 벚꽃이
미련 없이 떨어져 내렸다.
아름다운 것에 현혹되었다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잠깐의 찬사 뒤에
오랜 무관심을 보았다.
시작을 시작하기도 전에
다정하다가
마지막 순간을 향해 갈수록
불분명해진다.
작은 꽃잎으로 소멸해 가는
그 지저분한 무기력을
반복하고
반복했다가
반복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또
기다려주고
참아내다가
끝 봄의 고양이가 된다
끝 봄의 하얀 나비가 되었다가
끝 봄의 떨어진 꽃잎이다가
끝 봄의 선선한 바람으로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간다
금세 피고 금세 지는
끝 봄에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