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않고 고이면 좋겠어
빠르게 밀려 떠내려가지 않고
늘 있던 곳에 머물러 있으면 좋겠어
이끼 긴 돌멩이도 그대로
살아왔던 물고기도 그대로
있던 것들 그대로 있어줬으면 좋겠어
수초가 자라서 해를 가리다가
아주 가끔 살랑살랑 거리는 거라면 괜찮겠어
이파리 떨어지는 속도로
마음이 움직이면 좋겠어
흐르지 않는 잎이 되면 어떨까
고여 있는 물 위에 뜬 초록 잎 말야
떨어진 속도로 빙그르르 도는 붉은 잎 말야
물결 없는 물 위에 뜬 하얀 달처럼 말야
떠나는 이도 없고
변해야 하는 이유도 없고
목적도 방향도 애씀도 없이
그대로의 나로 고여 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