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뜻대로"

by 데미바바
A_semi-mature_cartoon-style_illustration_of_a_pers.jpg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신의 뜻대로.”

내가 살아가는 주체적 삶에서, 내 선택에서 나온 말이 고작 "신의 뜻대로"라니.

그러나 이 말은 이상하리만치 우리의 입에서 자주 흘러나온다. 그리고 언제, 누구의 입에서 나오든 묘한 무게와 위안을 준다.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

큰 계약을 앞둔 세일즈맨.

최선을 다한 운동선수.

큰 수술을 마친 환자.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긴장과 불확실성을 경험한다.

그 순간마다 우리는 왜 "신의 뜻대로"라는 말을 떠올리는 것일까?

새삼스럽게 생각해본다.


최선을 다한 뒤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이란, 언제나 설렘과 기대에 부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설렘 뒤에는 어김없이 두려움이 따라온다.

기대와 다른 결과가 주는 실망감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가장 쓰라린 감정 중 하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나에게 원하는 대답을 주지 않을 때, 그 쓰라림은 가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고통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 두려움을 다스리기 위해 내뱉은지도 모르겠다.

“신의 뜻대로”라는 말은 바로 그 노력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단순히 체념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말은 최선을 다한 이들만이 품을 수 있는 고결한 태도다.

삶에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순간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이 말을 통해 초연함의 영역으로 가려한다.

“신의 뜻대로”라는 말은 단순히 운명에 자신을 맡긴다는 것을 넘어서, 인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와 그 너머의 미지의 미래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숭고한 태도를 내포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가 모든 것을 다 했다는 사실을 믿고, 우리 삶의 거대한 무대를 이해하려는 자세이다.


삶은 우리의 뜻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준비하고 계획해도,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뜻대로"를 말하는 순간, 우리는 그 삶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그것은 담대한 마음이다. 수도자가 품는 마음과도 닮아 있다.

어쩌면 진정한 초연함이란,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또 다른 시작으로 삼을 수 있는 용기일 것이다.

결과가 나의 뜻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다시 한번 딛고 일어나겠다는 다짐.

어떤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야말로 "신의 뜻대로"라는 말이 가진 힘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이 말을 내뱉을 것이다.

어쩌면 간절한 기도로, 어쩌면 담담한 체념으로.

그 말의 배경이 무엇이든, 이 말을 내뱉는 순간 우리는 삶과의 화해를 연습한다.

그 말이 나오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어쩌면 이렇게 바라는 마음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나는 이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내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나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이 말에 담긴 힘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그것은 겸허한 자기 인정이자, 동시에 삶을 향한 깊은 신뢰다.


우리가 삶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우리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도

“신의 뜻대로”

오늘도 이 말을 내뱉는 모든 이들에게, 원하는 결과가 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사다난 하다 못해 황당한 올 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