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by 투명인간

도시의 광장은

거대한 입안이다


어디로 꺾여 드는지

알 수 없다


오래 응시한 보도블록은

바닥이 아니라

그림자를 씹는 흰 치열


얇은 다리를 교차하며

반복되는 기계적 낙하


왼발 오른발

오른발 왼발


새벽 동쪽

모여든 발걸음은

개미의 더듬이질


태양은 무엇을 삼켰기에

저토록 눈부신 공백인가


낮게 지저귀다

흩어지는 휘파람


형체는 옅어지고

지면을 미끄러지는

차가운 질량뿐


넓은 마당 아래

말려 드는 울림


너무 오래 들여다보았다

단어가 먼저 골절되는 순간


사람들은 다시

서로의 그림자를 짓밟는다


이 비대한 넓이를

건너가기 위해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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