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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이슬 Social Designer Aug 04. 2022

어쩌다 사회복지사(Social worker)

프롤로그

늘공, 어공.. 올해 초에 처음 알게 된 용어들이다.

늘공은 늘 공무원(정규직), 어공은 어쩌다 공무원(임기제, 비정규직 등)을 줄인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글을 쓰게 된 필자는 어사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바로 어쩌다.. 사회복지사로,

솔직히 사회복지사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니 내가 사회복지사가 될꺼라고 생각도 못했다.

사회복지사로 강제? 입문 전,

사회복지사란 '누군가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사람', '좋은 일 하는 사람' 등 선하고 착한 이미지로 생각해왔기에 오잉? 나랑 정반대네 라는 생각이 강했었다.


필자는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나 먹고 살기에도 바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사회복지사는 뭔가 대단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사회복지사 = 월급도 적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오죽하면 속설로 사회복지사 남녀가 결혼하면 기초생활수급자된다는 말까지 돌았겠는가?


하지만 열심히 돈 벌어서 50세가 넘으면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자를 목표로 이미 경영학은 공부했으니, 실용적으로 자격증이 나오는 사회복지관련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학교 다닐때도 사회복지에는 뜻이 없어서 공부도 더럽게 안했다.

이론수업 아무리 들어도 도덕책 같이 따분하고 정답도 없고 빈 시험지에 주관식 달랑 두문제를 채워서 기입하는 방식의 시험이 너무 괴로워서 빈 백지로 내기는 그러하여 교수님께 장편의 편지를 쓴 적도 있었다.


전공과목 시간에 사회복지의 이미지와 부합하시고 목소리조차 나긋나긋하신 교수님 목소리가 어찌나 수면을 유도하던지... 대신 인문학이나 경영학 수업을 들으러 가면 그렇게 재미있을수가 없었다.

이럴꺼면 사회복지관련학과로 왜 진학을 한건지?ㅎㅎ


그러다 운명처럼 여러명의 인물들과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1. 당시 사회복지조사론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강위원 선배님이란 분을 초청해서 특강형태로 진행해주셨다.  금방이라도 군대에 다시 가셔도 되실법한 빡빡머리에 개량한복을 입으시고 꼬장꼬장한 듯한 걸음걸이로 들어와서 이야기를 하시는데 뭐지? 였다. 당시 전남 영광에서 농촌자립형복지모델인 여민동락 공동체를 운영하신다고 하셨는데, 자신이 일하고 있는곳에 오면 사회복지사가 연봉 8,0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기관을 키우는게 꿈이라고 하셨었다.


와~~ 사회복지기관에서 그게 가능하다고? 

교수님들이 백날 곧 사회복지공무원 TO가 늘어나니 공부해라 공부해라 라고 해도 귓등으로 안 듣던 필자에게 참 혹한 소리였다.

그리고 여민동락공동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듣고(당시 여민동락공동체는 마을기업 ‘할매손 모싯잎 송편 공장’을 세웠고 노인일자리를 만들어낸 사례였다. 이후 마을기업 2호로 동락점빵도 개설하였다.)


필자가 알고 있는 사회복지 =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이라는 생각을 허물게 해주었다. 


2. 사회복지현장실습을 나가면서 또 한번 인식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얼마나 세상살이에 관심이 없었으면 23,24년을 살아오면서 장애인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정도였다. 그 만큼 나 살기에도 바빴고, 주변에 관심이 없는 철 없는 학생이었다. 

그렇게 다양한 장애인 당사자분들을 접하고, 좋아하는 인문학과 결합된 사회복지현장실습을 받게 되면서 사회복지는 힘쓰고 이런일이 많은줄 알았는데 그런게 아니잖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덧대어 당시 슈퍼바이저 팀장님께서 '장애인에게 편한 세상이면 모든 사람에게 편한세상이다', '사회복지 분야를 따지기 전에, 모든 생애주기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해주셨던 것이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회복지에는 여전히 뜻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당시 사회복지시설에 가면 월 100만원은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제대로 보지도 않었고, 필자가 나온 학교가 전문 사회복지학과는 아니기에 사회복지분야로 진출한 선배 케이스도 적었다.


민간기업체를 가고 싶어서 발버둥을 쳐보기도 했지만, 그 당시엔 안타깝게도(아니 지금은 운명처럼) 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로 시작하게 되면서 필자의 어쩌다 사회복지사 인생이 시작되게 되었다...


그럼 지금부터 필자가 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코이카, 자원봉사센터를 거쳐  어쩌다 사회복지사로 입문-성장하게 된 스토리를 풀어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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