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변화

누가 크면 손 덜 간다고 말했죠??!!!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by 사춘기 엄마

대개 엄마들이 선택하는 인생 흐름이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다가

(그러면서 경단녀가 된다.)

어느 정도 아이들이 크면

다시 사회생활을 하러 나간다.


나 또한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생각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으므로)


그런데 올해 집에 있다보니

아이에 따라서는

그게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이야기냐면

쁘나가 어렸을 때는 예민한 아이긴 했어도

쁘나와 관련하여 그렇게까지 챙겨야 하는 일이 없었다.


어렸을 때 쁘나는

머리 묶는 것은 원체 싫어하는 아이였고

(머리를 묶을 때 잡아당겨질 때의 그 아픔을 굉장히 싫어했다.)

2-3일에 한번씩 샤워시키고

좋아하는 장난감 하나씩 사주면

더이상 신경쓸 일이 없는

아이였다.


그런데 오히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자

신경써야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일단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침마다 머리를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너 머리묶는 거 싫어하지 않았냐?!!)

화장은 어떻게 하는거냐,

순서 좀 옆에서 알려달라질 않나,

(그 바쁜 아침에)

옷을 고를 때도

초등학생이 입을 법한 옷과

중, 고등학생이 입을 법한 옷 사이에서

엄청나게 고민하기 시작해

엄마가 옆에서 같이 고민해주길 원했다.

(같이 고민만 해달라는 거지,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음.)


어렸을 때는 아무리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무슨 재밌는 일 없었냐고 물어도

묵묵부답,

아무말도 하지 않던 쁘나가

오히려 고학년이 되자

친구들과 있었던 일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관계가 어렵다고.


이 친구가 자기에게 이렇게 말했는데,

이 말의 의미가 뭐냐고,

자기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냐고,

친구간에 이루어지는 대화,

미묘한 신경전에 대해

쁘나는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쁘나의 이야기를 듣고

... 그러네... 헷갈렸겠다,

엄마가 봤을 땐 말이야... 하며

쁘나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또 크면서 궁금한 것도 많아져

(어렸을 때는 오히려 질문이 전혀 없었음, 궁금한 게 없는 아이였음.)

아이는 어떻게 생기냐,

생리는 어떻게 하게 되는 것이냐,

생리를 안 할 수는 없는거냐,

브래지어는 언제부터 차야하는 거냐, 등등등

여자로서 궁금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아찔했다.


내가 만약 올해 일을 하러 집을 떠났었다면

(실제 올해 해외로 일을 하러 갈 예정이었는데 그 일이 틀어졌었음.)

지금 쁘나의 모든 고민들과

옆에서 엄마로서 챙겨줬어야 하는 일들을

남편이 혼자 어떻게 처리했을까 싶어

올해 집에 있게 된 점에 대해

깊이 안도감을 느꼈고

일이 틀어진 것은 분명 하늘의 뜻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쁘나의 변화가,

점점 몸과 마음이 커가는 쁘나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점점 성장해

결국에는 언젠가 부모로부터 독립해가는 이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꽤나 재밌고, 신선하기도 하며,

부모로써 기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안방에서 쿨쿨 자고 있는 쁘나가

곧 방문을 열고 나오면

쁘나, 잘 잤어? 하며 밝게 인사해줄 수 있어

기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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