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by 서진

요즘의 나는 한마디로 낑낑대고 있다. 굳어버린 머리를 쥐어 짜내며 공부를 한다는 것이 매 순간 끙끙 낑낑대는 일임을 실감한다. 실제로 앓는 소리를 내었다가 으아악 내적인 비명을 질렀다가 난리도 아니다.


내가 괴로운 것은 공부하는 매 순간이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주 가끔 조금 늘었네 싶은 순간이 있지만 곧 정체기에 다다르고 또 나는 세상 무식자가 되어서 활자를 멍하니 바라보며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고 한 자리를 맴맴 돌다가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우선 다음으로 넘어간다. 다시 이 부분을 볼 때 깨달음의 순간이 탁 하고 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가져보지만 그저 막연한 희망일 뿐이다.


요리를 하거나 운동을 할 때도 서투르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이렇게 숨이 꽉 막힌 듯 답답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오히려 한 시간 하고 나면 즉각적인 뿌듯함이라는 보상이 있어서 힘든 시간을 참을 만하다) 공부한 걸 뒤돌아서 까먹는 순간 아무도 주지 않은 모멸감을 스스로에게 느끼며 딴짓하는 학생들의 루틴 그대로 유투브에 열심히 공부하는 일상 올리는 학생들의 영상을 멍하니 보면서 나는 왜 견디지 못하나 내 엉덩이는 왜 이렇게 들썩들썩 방정맞나 까마귀 고기를 먹은 머리를 탓했다 가벼운 엉덩이를 탓했다 심란함을 달래는 동안 시간은 또 재깍재깍 잘만 흘러간다.


그리고는 오후가 되어서 그 머리 쥐어뜯을 시간에 그냥 했겠다 하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지금의 내 상태를 글로 써본다. 내 몸에서 영혼을 조금 떨궈 두고 바라보면 내 상태가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암튼 모국어와 외국어를 다시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중인데 짙푸른 바다 속을 수영 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위치한 곳이 어디쯤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나의 돌머리를 자책하는 글이면서 나 자신을 살살 달래는 글을 써봤다. 명절 고속 도로처럼 답답함으로 꽉 막혔던 기분이 글로 쓰면서 풀어주니 좀 나아진다.


평생을 공부하면서 살아야지 다짐했는데, 일이 힘들때는 역시 어른들이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라고 느끼며 지금이라도 학창 시절로 돌아가면 못다한 공부 다 할 수 있으리라 자신이 있었는데 역시 그 때의 나나 오늘의 나나 바뀌지 않은건지 여전히 공부는 어렵고 힘들다. 쉬운 일은 하나도 없는 인생 에라이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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