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예쁜 화장품이 갖고 싶어.

나를 위한 작은 선물

by yoyo

나는 일을 하러 갈 때는 항상 풀메이크업을 한다.

피곤하고 긴장감 없는 모습으로 비칠까 봐.

아침의 한 시간을 소비한다.

일종의 나에게 주문을 거는 의식이라고 해야 할까?

조금은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즈음은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
건강 때문에 일을 쉬고 있기도 하고
예전처럼 외출할 일이 많지도 않기 때문이다.

올해 립스틱 신상 컬러가 뭐더라? 화장품에 관심을

끊은 지 2년쯤 되어 가네. 그래도 화장대 위를 바라보니

립스틱과 아이섀도 등등 화장품이 가득하다.

정리했었는데... 언제 그렇게 또 늘어난 거야?

그러다 여름 신상 립스틱과 파우더 광고에 눈길이

간다. 이제 안 아픈가 보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다가 한편으로는 '이쁜데~ 살까?'

예전에는 쉽게 쉽게 가졌던 것 같다. 한 번 쓰고. 안 쓰는 것도 많다. 조금만 생각했으면 꼭 필요한 것만 구입

했을 것을... 화장대 한번 정리해야 하는데...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검은색 나비가 보였다.

화장대 맨 구석에서 나를 바라보는 듯한.
한때 내가 많이 좋아했던 안나수이 로즈 파우더.
처음 봤을 때는 ‘예쁘다’는 느낌 하나로 샀던 화장품이었다. 보라색 퍼프가 참 이뻤는데
어느 순간 그것은 새로운 것에 밀려서 뒤로 빠져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다시 이뻐 보이네? 마치, 다시 예뻐지고 싶은 나에게 전해주는 작은 선물 같았다.

파우더 한번 찍어 얼굴에 가볍게 얹는 순간

기분이 달라졌다.

피부는 보송하고, 얼굴에는 은은한 광이 돌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정돈됐다.

'나도 다시 필요한 사람이 될지도 몰라 '


요즘은 ‘예쁨이 팔리는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하나 더 보태고 싶다.

'예쁨'이 위로가 되는 시대.

기능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이고,

그 감정이 하루를 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나는 지금 ‘퍼플’ 톤을 쓰고 있다.

쿨한 피부톤에 어울리는 맑은 투명감,

붉은 기를 잡아주는 은은한 보랏빛이 좋다.

그리고 가끔은 ‘로즈’를 꺼내 든다.

피부에 살짝 혈색이 돌고, 얼굴이 환해진다.


하나는 투명함, 하나는 생기.

파우더 하나로 기분을 바꾸는 선택.

이 작은 나비를 꺼내는 건,

어쩌면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다시 예쁘게 느끼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순간이

가끔씩 나에게 꼭 필요했다.


'이제는 항상 풀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선크림만 바르고 외출해도 돼.'

'이쁜 립밤을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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