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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넛 Jul 02. 2023

후덥지근한 날씨의 연상

여름을 좋아하게 된 계기들

나는 여름 하면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먹거리, 폭죽놀이, 매미, 여행 등등 어쩐지 설렘이 가득한 것들이다.

물론 부정적인 것들도 있다. 모기, 장마로 인한 침수, 찝찝함.. 요새 긍정적으로 살아보기로 가득 찬 나는 오늘 브런치에 남길 글은 이런 이유로 여름을 좋아하지를 공유하고 회자하고자 한다.


 일단 여름 하면 생각나는 건 수박. 여름 채소 중 제일은 수박이 아닐까 동글동글 단단하고 초록색 구에 지렁이처럼 흐물흐물 검은색 줄이 있는 이 것은 처음엔 열어보기 전까진 식욕을 돋우지 않는다. 구매하기 전 통통 쳐보고 집으로 가져와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반으로 쪼개면 먹음직스러운 빨간색이 우리를 반긴다. 먹기 좋게 썰어서 입에 넣으면 수분감이 터지면서 달달한 맛이 나는 수박.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고, 후식으로 자주 먹으니 과일이라고 생각했던 수박은 채소란다. 그렇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채소이다. 가족들과 오손도손 모여서 수박을 먹으면서 선풍기가 탈탈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데 주방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여름 하면 떠오르는 장면 1순위이다. 


 음식으로 가게 되면 이 열기를 식힐 시원한 것들이 떠오른다. 열무냉면, 콩국수와 같은 입안 가득 차갑게 해주는 음식들. 소금을 뿌려먹기도, 설탕을 뿌려먹기도 하는 이 고소함 가득한 콩국수는 무엇을 뿌려도 맛있는 자유도가 높은 음식이지만 호불호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음식점까지 걸어가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들어가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먹는 열무냉면은 나올 때 추워서 팔을 비벼낼 정도이다. 글 쓰는 순간 갑자기 침을 삼킨 것 같기도. 내일 점심은 열무냉면으로 해야겠다.


 봄을 지나면서 쌀쌀함에서 선선함으로 바뀌게 되면 자연스럽게 방 한편에 세워져서 보관되던 돗자리가 이제 본인의 역할을 할 때이다.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라면 혹은 치킨과 시원한 맥주를 먹으면서 앉아서 친구들 혹은 연인과 그날 하루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직장 욕과 같은 힘들었던 일을 잔뜩 털어놓다가 친구가 얼마 전에 소개팅을 했다거나, 썸을 탄다거나 설레는 이야기도 잠깐 들었다가 여러 주제가 오갈 때쯤 어디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의 노래가 들리기도 하고, 아니면 옆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노래를 들으며 기분 좋은 바람을 느낀다. 아 이게 여름이지 콧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노래는 한여름밤의 꿈 아닐까. 요새는 여의도와 같은 곳에 가면 '밤 도깨비 야시장', 포차거리 등이 잘 되어있어서 맛있는 먹거리들을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어떤 음식으로 이번 연도의 여름을 즐길지 벌써 기대가 된다. 


  조금씩 더 더워지고 열기가 올라오면 회사 일정에 동료들의 휴가일정이 이틀 삼일 쓰인다. 그렇다 여름휴가를 사용할 때이다. 이 전에 코로나 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던 묶였던 발들이 조금씩 풀리면서 이번 연도에 해외로 많이 나가는 것 같다. 휴가를 장기로 낼 수 없어서 최근에 이틀을 휴가 내고 일본여행을 다녀왔는데 왜 다들 해외여행을 가는지 알 수 있었다. 가기 전에는 그날만 기다리며 근무하고 눈 깜빡하니 귀국하는 길이었는 데 다녀오니 한 여름밤의 꿈같았달까 아직도 타지인 것 같은데 어째서 직장에 복귀했지 멍하니 생각하며 업무 했다. 


 후덥지근하고, 더위로 인해 땀이 흘러내리고 몸이 끈적해져서 불쾌해질 수 있지만 잘 견디고 좋은 기억들로 여름의 청춘 페이지를 다채롭게 써 내려가길 바라는 날이다. 이번연도의 여름은 어떤 추억들을 또 내가 써 내려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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