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하면 각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가전, 가구, 인테리어 아니면 풋풋함, 새로운 시작 그런 것들. 하지만 남자와 여자에게는 이 모든 것보다 강한 게 있었으니 바로 음식이었다. 음식에 워낙 관심이 많은 남자는 연애 때부터 여자와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좋아했다. 둘은 맛집을 찾아다닌다기보다 정말 말 그대로 ‘맛있는 음식’이면 일주일에 몇 번씩 반복해서 먹곤 했다.
문제는 여자의 요리 실력이었다. 직장을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매번 진수성찬을 차려 놓은 여자의 엄마 덕에 여자는 집밥에 일가견이 생겼기 때문이다. 본가에서 살 때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던 여자에게 요리에 관한 경험은 부모님의 생일상을 몇 번 차린 거 말곤 없었다. 그런 여자가 남자와 살고 나서 요리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요리하는 방법을 끝없이 찾아보고, 남자가 좋아하는 레시피를 찾아봤다. 심지어 연애 때 남자가 좋아하는 음식 목록을 적어두고는 다짐했다.
- 나중에 빈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씩 해주는 게 내 꿈이야.
라고 말이다. 남자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제육볶음이었다. 여자는 떡볶이만 있으면 며칠을 지낼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남자는 제육볶음만 있으면 며칠을 버틸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렇게 많은 음식을 좋아하면서 남자가 여자의 요리 중 제일 먼저 먹고 싶은 음식, 제육볶음이었다.
여자는 검색창에 제육볶음 레시피를 쳤다. 여러 개의 레시피가 나왔다. 예전에 아는 언니로부터 가장 따라 하기 간단한 레시피는 백종원 선생님의 레시피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났다. 백종원의 제육볶음 레시피를 들어가 재료와 방법을 살펴봤다. 그 길로 남자와 함께 바로 장을 보러 갔다. 그러고는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남자는
- 자기야 너무 맛있다. 어쩜 이렇게 처음 하는 요리인데 맛있지? 정말 신기하다.
라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처음에 여자는 남자가 앞으로도 자신의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칭찬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먹어보니 남자의 말처럼 맛있던 것이다. 여자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여자는 요리를 자주 하기 시작했고, 요리를 하지 않는 날에는 밀키트와 배달 음식 그리고 디저트까지 먹었다. 남자와 여자는 여태 웨딩촬영으로 참아왔던 한을 풀기라도 하는 듯 계속해서 먹기 시작했다. 1주, 2주, 3주가 지나고 둘의 몸무게는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