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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가 May 31. 2024

행주를 빨다가

순백의 꿈을 훔치는 행주

손끝에 감기는 깨끗한 행주 한 장,

눈 시린 순백은 순수의 상징.

하지만 시간은 냉혹히 흘러,

삶의 무게 행주를 물들이네


부드러운 몸속 얼룩 번지고,

힘껏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

비누거품은 그저 무력하게 흩어질 뿐


맑고 깨끗했던 꿈 점점 희미해져,

행주는 야위어 얇아져만 간다.

해진 몸, 빛바랜 색, 낯선 모습,


하지만 아직 사라지지 않은 희망

기억 속 선명한 새하얀 꿈,


행주는 그 꿈 품고 살아간다.

더러움 훔치고, 삶의 흔적 닦아내며,

언젠가 다시 찬란히 빛날 그날 꿈꾸며.


비록 닳고 해져 초라해져도,

순수했던 꿈은 영원히 빛날 것이다.

행주는 오늘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다.

빛나던 그때를 향한 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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