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왜 그리 아팠는지

by 쥴리

그날도 아이는 울었고, 나도 함께 울고 있었다.

아이가 우는 이유가 무엇인지 몰랐다.
배가 고픈 건지, 안고 싶어서인지, 젖이 안 나와서인지.
나는 그저 모유를 물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휘청한 남편의 사업때문에....

솔직히 분유는 생각지도 못했던 형편이기도 했다.

이 이유가 가장 컸다. 내가 모유수유에 집착한 게.....


사실 나는 함몰유두였다.
수유가 쉽지 않을 거란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아플 줄은, 이렇게까지 무너질 줄은 몰랐다.

유두보정기, 유축기, 따뜻한 찜질, 자세 교정…
누가 좋다고 한 방법은 다 해봤다.
젖이 돌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했고,
유축량이 적으면 죄지은 사람처럼 주눅이 들었다.


“모유가 사랑이래.”
“모유가 면역력을 키워준대.”
“최소 백일은 먹여야지.”

누가 정해준 것도 아닌 그 문장들이
내 어깨를, 가슴을, 마음을 짓눌렀다.
나는 수유가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실패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다시 시작했다.

집에오고 한달뒤였나....맛사지를 다시 받고

방법도 다시 배우고.... 백일쯤 되었을 때였나.
그제야 아이가 제대로 젖을 문 것 같았다.
한 번도 그렇게 안정된 자세로 먹은 적이 없었는데,
그 날은 내 품에서 깊게 숨을 쉬며 천천히 젖을 빨았다.

그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그제서야 알겠더라.

그동안 그 아이가 왜 그렇게 울었는지.
그 조그만 입으로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양이 차지 않아서,
물어도 나오지 않아서,
엄마 품에서조차 허기졌던 거였다.

그 사실이 가슴을 찔렀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인데,
그 아이의 가장 기본적인 필요조차
나는 채워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몰라줘서, 알아차리지 못해서,
그저 내가 해내야 한다는 의무감에만 갇혀서
아이의 마음은 바라보지 못한 채,
내 불안만 들여다보며 울던 시간들.

이제는 안다.
그 시간의 나는 너무 지쳐 있었고,
너무 외로웠고,
너무 두려웠다는 걸.

그런 나를 누가 좀 안아주었더라면,
그 말을 누가 좀 해주었더라면.
“모유가 아니어도 괜찮아.
그냥 네가 아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때 너무 아팠고,
몸보다 마음이 더 많이 아팠다고.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최선을 다한 엄마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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