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 낳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by 쥴리

조리원 퇴실 날 아침, 나는 단 한숨도 자지 못한 채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밤새 창밖을 바라보다가, 숨도 쉬지 못할 정도의 두려움에 갇혀 있었다.

곁에선 자그마한 아이가 잠들어 있었다.
눈을 감고, 입술을 조금씩 오물거리며, 말도 못하는 생명이.
그 아이를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이 그렇게 무거울 줄은 몰랐다.

'정말 나 혼자 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조리원 침대에 등을 붙이고 누운 적이 없었다.
밤마다 일어나 아이 숨소리를 확인하고, 혼자 쉴 새 없이 불안했다.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가, 축복보다 벌처럼 느껴졌다.

남들은 조리원에서 잘 쉬고 나와야 한다는데

나는 수유콜이 울릴까 두렵고 무섭고....


무시하고 자도 된다. 그냥 분유 먹여주세요 하지그랬어 하는데

나는 왜인지 모르게 잘 하지도 못하면서 새벽에도 수유하러 갔었는지 ....


그렇게 2주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우리 집 현관은 너무 조용했다.
남편은 출근했고, 냉장고는 비어 있었고, 거실은 여전히 내 살림이 아닌 듯 낯설었다.
나는 아이를 안고 조심스럽게 소파에 앉았지만,
그 순간부터 하루가 아니라 밤과 밤의 연속이 시작되었다.

아이가 울면, 나도 같이 울었다.
나는 아이를 달래는 게 아니라, 울지 않게 버티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젖을 물리며 숨죽여 울던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아이의 울음은 내 죄책감을 자극했고, 내 무능함을 들추었고,
매 순간, ‘나는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곤 했다.

그 밤들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작은 스탠드 불빛조차 켜기 싫었던 새벽.
그 안에서 나도, 아이도 낯선 존재였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서로를 붙잡고 울기만 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출산 후 회복이 먼저라지만,
나는 회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여유조차 없었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고,
잠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사라지는 나 자신이 두려웠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을 “나”라고 부르지 않았다.
나는 아이의 엄마, 젖주는 사람, 안아주는 사람, 우는 사람.
내 이름은 사라졌고,
그저 아이를 울리지 않기 위해 매 순간 긴장하며 버텼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너무 작고,
너무 지치고, 너무 외로웠다.
아무도 그 마음을 물어주지 않았고,
나조차 나를 안아주지 못했다.


첫 아이를 낳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나는 엄마가 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어둠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아이를 더 깊이 안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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