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출처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서 시작된 마음

by 담빛

불안은 종종
아무 이유 없이 찾아온 것처럼 느껴진다.

잘못한 것도 없고,
크게 흔들릴 일도 없는데
마음이 먼저 불안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주
이 불안을 성격 탓으로 돌린다.
내가 예민해서,
내가 약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유 없는 불안은 거의 없다.


다만 아직 말로 정리되지 않았을 뿐이다.


불안은 대개
지금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서 시작된다.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이 선택이 맞는지 알 수 없을 때,
조금 앞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먼저 앞서 흔들릴 때
불안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불안은
현재보다 미래를 닮아 있다.
지금 당장 무너질 것 같아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감각 때문에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특히 아직 많은 것이
정해지지 않은 시기에는
이 감각이 더 크게 다가온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느낌,
뒤처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잘못 고르면 돌아올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


이때 불안은
경고라기보다 질문에 가깝다.

나는 지금
어떤 방향을 향해 서 있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무엇을 잃고 싶지 않은지를
묻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불안을 없애려고만 할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진다.
없애야 할 문제가 아니라
들여다봐야 할 신호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불안을 관리하는 방법을 말하기보다
그 불안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차분히 따라가 보려는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감정에서 시작해
선택으로 이어지고,
선택 끝에서
미래라는 질문에 닿게 되는 흐름을.


아직 답을 내리기에는
이른 시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불안이 왜 이 자리에 와 있는지는
함께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그 지점에서부터
천천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