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쪽으로 기운 감정들

불안이 현재에 머물지 못할 때

by 담빛

불안한 마음을 들여다보면
그 감정은 좀처럼
지금에 머물지 않는다.


지금 괜찮은지보다
앞으로 괜찮을지를 먼저 묻고,
현재의 상태보다
이후의 결과를 더 크게 떠올린다.


그래서 불안은
지금의 문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확인할 수 없는 상황,
미리 걱정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 쪽으로
마음을 데려간다.


이때 사람은
현재를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생각은 계속 움직이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은
조금씩 지친다.
지금 감당할 수 없는 무게를
앞당겨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많은 것이
정해지지 않은 시기에는
이 경향이 더 분명해진다.


선택이 남아 있고,
기준이 완성되지 않았을수록
감정은 자연스럽게
미래 쪽으로 기울어진다.


불안은 그저
앞을 너무 오래 바라본
마음의 자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시기의 불안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표시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감정을 혼자서만
버티려고 할 때다.

아직 오지 않은 일을
이미 겪은 것처럼 느끼며
현재의 나를
계속해서 평가하게 될 때,
마음은 점점 설 자리를 잃는다.


이 글들이
불안을 줄이기보다
불안을 다시 배치하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불안은 제거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위치를 조정해야 할 감정일 수 있다.


지금의 나에게 돌아와
지금의 속도로
다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글들에서
나는 불안을
문제로 다루지 않았다.


대신 그 출처를 묻고,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를 살펴보고,
비교로 흘러가는 마음을 따라왔다.


그 끝에서 남은 것은
하나의 감각이다.

불안은
현재의 부족함보다
미래에 대한 질문에서
더 자주 시작된다는 것.


이제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마음으로
조금 더 가까이 들어가 보려 한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시간 앞에서
사람은
어떻게 흔들리고,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

그 이야기는
거기에서부터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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