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람들

청소년기의 마음이 더 흔들리는 이유

by 담빛

청소년기의 마음은
유난히 불안정해 보인다.

감정 기복이 크고,
말이 자주 바뀌고,
하루에도 몇 번씩
괜찮았다가 무너진다.
그래서 이 시기의 마음은
종종 미성숙하다는 말로
쉽게 정리된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이 흔들림은
성장의 부작용이라기보다
상황의 결과에 가깝다.


청소년기는
아직 정해진 것이 거의 없는 시기다.
능력도, 방향도,
나를 설명할 말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세상 한가운데 서 있다.


그런데 요구는
어른의 언어로 다가온다.

어떤 사람이 될 건지,
무엇을 잘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선택할 건지.

아직 만들어지는 중인 마음에게
이미 완성된 대답을 요구하는 셈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불안은
감정 그 자체보다
정체성의 공백에서 비롯된다.
나는 아직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없는데,
계속해서 설명해야 하는 상황.

비교가 잦아지고,
괜찮은 척이 늘어나며,
불안이 성격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소년기의 마음은
유난히 약해서 흔들리는 게 아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의 말과 기준에
더 쉽게 반응할 뿐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감정은
단순히 안정시키는 대상이 아니라
보호받아야 할 과정에 가깝다.
지금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 대신 말해줄 필요가 있다.


이 글부터는
그 흔들림을
‘문제’가 아니라
‘과정’으로 바라보려 한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람들,
그러나 이미 충분히
느끼고 고민하고 있는 마음들.


이 다음 이야기들은
그 마음들이
어디에서 가장 크게 멈칫하는지,
어떤 질문 앞에서
유독 불안해지는지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따라가 보려는 시도다.


청소년기의 마음은
미완성이 아니라,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주는 것부터
이 파트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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