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선택하고 싶다는 마음

틀리고 싶지 않아서 멈춰 서는 순간

by 담빛

“잘 선택하고 싶어요.”

이 말에는
의외로 많은 감정이 담겨 있다.
앞서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틀리지 않고 싶다는 바람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기의 선택은
언제나 크게 느껴진다.
하나를 고르면
다른 가능성들이
한꺼번에 사라질 것 같고,
그 선택이
앞으로의 나를

전부 설명하게 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 앞에서
마음은 쉽게 굳어진다.
결정을 미루고,
가능한 한 오래
그 자리에 머무르려 한다.


이때 사람들은 종종
우유부단하다고 말한다.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용기가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이 마음은
망설임보다 책임에 가깝다.

잘못 고르면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아서,
한 번의 선택으로
나라는 사람이
규정될까 봐 두려워서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그래서 ‘잘 선택하고 싶다’는 말은
사실 이런 뜻일지도 모른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나중에 나 자신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다.


이 마음은
게으름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너무 진지해서 생긴
멈춤에 가깝다.


하지만 선택은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시기의 선택은
늘 완벽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마음은
정보를 더 모으고,
기회를 더 살피고,
조금만 더 생각하자는 말로
결정을 뒤로 미룬다.


그러는 사이
선택보다 먼저
불안이 자리를 잡는다.
무엇을 고르지 않았는지가 아니라,
아직 고르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이 글은
잘 선택하는 법을

말하려는 글이 아니다.
왜 선택 앞에서
마음이 먼저 굳어버리는지를
이해해보려는 기록이다.


어쩌면 이 시기의 선택은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그 선택 앞에 서 있는가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마음이
너무 많은 기준과
너무 큰 기대를 혼자서
감당하고 있다면,
선택은 자연스럽게
두려워질 수밖에 없다.


잘 선택하고 싶다는 마음은
아직 준비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진지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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