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다는 말

의욕이 아니라 방향의 문제

by 담빛
“꿈이 없어요.”

이 말은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담담하게 나온다.


괜히 변명처럼 들릴까 봐
미리 힘을 빼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 말은 종종
의욕의 부족이나
노력의 문제로 오해된다.
하고 싶은 게 없다는 말은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는 뜻처럼
쉽게 정리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가까이에서 들으면
이 말은 다른 질문을 품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뭘 좋아한다고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이 선택이 나중에 후회로 남을까 봐 무서워요.


꿈이 없다는 말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 바라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가깝다.


청소년기의 선택은
늘 너무 크게 느껴진다.
한 번 고르면
되돌릴 수 없을 것 같고,
지금의 선택이
앞으로의 나를 전부

결정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꿈을 말하는 순간
그 말이 기준이 되고,
비교가 시작될 것 같아서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된다.


이때 ‘꿈’은
바람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설레어야 할 단어가
조심해야 할 말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꿈은
처음부터 분명할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정확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이 시기에는
방향보다 감각이 먼저다.


무엇을 할 때
시간이 덜 힘든지,
어떤 순간에
마음이 조금 덜 흔들리는지,
무엇을 하며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지.

이런 작은 감각들이
쌓이기 전에는
꿈이라는 말이
선뜻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꿈이 없다는 말은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는

고백이 아니라,
아직 충분히
살펴보지 못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 글은
꿈을 빨리 찾으라는 말 대신,
왜 이 말이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나오는지를
천천히 이해해 보려는 시도다.


꿈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꿈을 말하기에는
아직 마음이
너무 많은 기준 앞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이 말은
조금 덜 무거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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