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17일 차
"엄마, 오빠가 보낸 카톡 봐. 아주 여성스러워졌어. 연애하더니 변한 것 봐 "
그러고 보니,어느 순간 부터 아들의 카톡이 몽글몽글 해졌다. 되짚어 보니 연애를 하면서부터다.
예전에 아들이 내게 보낸 카톡은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ㅇㅇ' 이였다. 'ㅇㅇ'은 '응'도 쓰기 귀찮아서 자음만 쓴 거란다.
요즘 아들이 내게 보낸 카톡은 '고마워용'등 말랑 말랑 해지고, 이모티콘도 다양하고 풍성해졌다. 그리고 말 수도 부쩍 많아졌다
하긴 남편도 30여 년 전, 나와 연애 초반에는 매일 밤마다 1시간 가량 전화통화를 하곤 했다. 아들, 딸에게 얘기했더니, '아빠가 그럴 리가 없어. 엄마의 기억이 조작된 거야"등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그럴 만도 하다. 지금의 남편은 점점 말수가 줄더니, 이젠 말 하는 것을 잊어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 없다. 둘이 밥을 먹을 때는 달그락달그락 숟가락만 떠들어댄다,
남녀가 사랑을 할 때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평균 3년이 유효기간이란다. 그땐 도파민 각성 상태라 남편이 제정신이 아니었나 보다.
반대로 남녀가 싸울 때, 감정이 격해지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서 파충류의 뇌상태가 된다고 한다. 파충류의 뇌 상태로 대화가 될 리 없지 않은가? 일단 격해진 감정을 가라앉혀서 제정신을 찾은 후 다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나와 남편은 언제부터인가 코르티솔 호르몬만 왕창 분비된 파충류의 뇌상태로 살고 있는게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대화가 잘 안되나 보다.
위 유머짤을 지인들과 카톡에 공유했다.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