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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

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38일 차

by 은혜

나는 반딧불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한참 동안 찾았던 내 손톱

하늘로 올라가 초승달 돼 버렸지

주워 담을 수도 없게 너무 멀리 갔죠

누가 저기 걸어놨어 누가 저기 걸어놨어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내가 널 만난 것처럼 마치 약속한 것처럼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란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유퀴즈 온 더블록이라는 프로그램에 황가람이라는 가수가 나온 편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처음 보는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 황가람은 그동안의 인생이 '나는 반딧불' 노래 가사와 닮아 있다고 밝히며 마산에서 서울상경 후 노숙·창고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41세가 된 지금까지 가수라는 꿈을 잃지 않았던 삶에 대해 털어놨다. 언제나 진솔함은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개똥벌레라도 버티면 빛날 날이 온단다. 꼭 별이 아닐지라도.

나에게도 언젠간 반짝반짝 빛나는 날이 오겠지. 지금처럼 버티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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