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 몰입해보라.
내 인생에서 “몰입”이라는 것을 얼마나 해봤는가?
사실 “몰입”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사람보다 어색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몰입“이라는 말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맞춰서 살았다는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나 역시 ”몰입“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 것은 예전이 읽었던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였다. ”몰입“이라는 단어가 그토록 심오하고 한 사람의 인생에서 ”몰입“을 경험하는 순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책에서는 자발적 몰입과 강제적 몰입을 구분했었다. 난 내가 자발적으로 몰입을 했던 기억보다는 강제적으로 몰입을 했던 기억이 더 많기에 그 부분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수능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몰입을 경험하는 시기가 이 수능의 시기가 아닐까 한다. 물론, 몰입을 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수능을 위해 공부에 몰입해본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음…. “아니요.”라고 말할 것 같다. 몰입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남들이 다 하니깐 같이 하는 시늉을 냈던 것 같다. 수능을 보고나면 이제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더 집중던 철없는 수험생이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공부를 잘하던 친구들은 수능 다르게 말하면 공부에 몰입을 했던 것 같다. 그 친구들의 선견지명이 정말 대단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대학교 졸업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면 나는 분명히 대학을 갈 생각을 안했을 사람이다. 그런 내가 대학교를 가서 졸업하고 지금까지 무사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운이 좋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운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대학시절을 포함한 학창시절동안 하지 못했던 몰입을 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다. 아마도 직장시절의 몰입이 내 인생 최초의 몰입이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그 몰입의 기간이 꽤나 오랜 기간동안 되었다. 대략 6~7년 동안의 몰입을 경험했다. 몇 년간 몰입을 경험했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라고 의심할 수 있지만, ”몰입“이 아니라면 딱히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시간이다.
나의 첫 몰입의 시작은 절대로 자발적이지 않았다. 많은 직장인들이 그랬듯이 업무에 치여 강제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몰입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설계라는 업무를 경험하게 되었다. 설계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나의 바로 위 사수가 이사님이었다는 사실은 나를 더욱 더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설계라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설계의 기본인 오토캐드 역시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오토캐드는 오토캐드 직원에서 1주일만에 속성으로 교육을 받았으며, 설계는 공부와 질문의 반복이었다. 전기과를 전공했기에 회로도를 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지만, 너무나 큰 회로도의 규모에 깜짝 놀랐었고, 도면을 보는 방법조차도 몰랐기에 도면 한 장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궁금해서 질문을 하고 싶어도 이사님은 회의나 통화로 바빴고, 몇 번을 의자에서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질문을 할 타이밍을 찾았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난 내가 혼자 할 수 부분은 더욱 완벽하게 알려고 했고, 정말로 알지 못하는 부분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주변의 도움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당시 나의 몰입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았다. 신입사원으로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 실수해서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렇게 나날이 조금조금씩 발전하던 나는 사원이었지만, 어느덧 발주처의 담당자와 협의를 하는 일까지 하게 되었다. 이사님은 팀장으로서 계셨지만, 결국 실무자는 나였기에 발주처의 담당자도 점점 더 나를 찾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더욱 실수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했던 것 같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그런 업무를 맡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회사에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내 업무에 강제적으로 몰입을 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업무량과 업무수준이 높아지면서 나는 내 업무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사원이 과장이나 차장의 업무를 맡고 있는 상황이었다. 조그이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는 내 업무에 몰입을 하게 되었고, 그 몰입은 사원을 시작으로 과장까지 이어졌다. 익숙해질만하면 매번 조금씩 업그레이드 되는 업무는 잠시도 나를 한눈팔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가 과장 때 새로운 부장님이 오면서 그 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앞에서 누군가 업무를 처리해준다는 것이 이렇게 마음이 편하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직해온 부장님은 2년 정도 근무 후 다시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고 나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또 다시 설계에서 시공 책임을 맡아 업무를 하게 되었고, 시공 처음으로 시공 책임을 맡은 나는 새로운 업무를 배워야 하는 상황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의 몰입은 6~7년 정도가 이어졌다.
강제적인 몰입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 난 그 당시 일이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자발적으로 시작하지 못했지만, 중간부터는 자발적인 몰입이었던 것 같다. 아마 그래서 장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몰입기간 동안 나는 회사에서 꽤나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으며, 그 이후 또 다시 설계, 시공과는 전혀 관계없는 관리 업무를 맡았을 때도 어렵지 않게 업무에 몰입하여 새로운 업무를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강제적인 몰입보다는 자발적인 몰입이 더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은 다르다. 자발적이든 강제적인든 “몰입”을 경험해보는 것과 아닌 것은 이후 삶에서 아주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꽤나 오랫동안 인기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서 코쿤이 자신의 모교 후배들에게 강연 중 후배의 “공부와 음악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코쿤은 이렇게 답한다. “음악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음악을 선택하겠지만, 공부와 음악을 중 고민을 한다면 공부를 먼저 해야한다.”는 말이었다.(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뉘앙스였다.) 그리고 나중에 스튜디오에서 “공부를 잘했던 애들이 음악을 잘한다.”는 말도 했다. 그 부분에서 어떤 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것과 음악을 잘하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 비교가 되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난 그때 코쿤의 말이 몰입을 경험해본 사람은 그 다음에도 쉽게 몰입할 수 있기에 더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말로 들렸다. 즉,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다는 것은 그만큼 공부에 몰입을 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공부에 대한 몰입의 경험은, 나중에 음악으로 나아가고자 할 때 자연스럽게 음악에 몰입하게 되어 음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로 나는 이해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인생에서 몰입을 했봤느냐, 안해봤는냐가 먼저다. 강제적이냐, 자발적이냐는 그 다음이다. “강제적인 몰입은 나를 위한 몰입이 아니기 때문에 나쁜 몰입이고 자발적인 몰입만이 좋은 몰입이다. 그런서 난 자발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몰입이나 해보고 그런말을 해”라고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몰입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싫지만 남에게 나쁘게 보이기도 싫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결국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봐도 무방한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강제적이라도 몰입을 해봐라. 그 강제적인 몰입이 나처럼 자발적인 몰입으로 바뀔 수도 있다. 몰입을 해봐야지 내가 강제적인지, 자발적인지 아는 것이다. 강제적인 몰입이라고 해서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다. 내가 못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라 몰입을 경험해 볼 수 있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강제적으로 몰입해라.
강제적인 몰입의 대표가 바로 공부와 업무다. 누구라도 강제적으로라도 몰입을 하면, 어떤 결과와 해결책을 내놓은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몰입의 효과이니깐! 회사에서 힘들다고 업무에 몰입해보라. 회사에서는 인정받고 동료로부터 박수 받을 것이다. 공부가 어렵다고 느낄 때 몰입해보라. 아직 고등학생이라면, 대학교 간판이 바뀔 것이며, 직장인이라면 그 어떤 업무도 잘 한다는 능력자로 소문날 것이다. 퇴직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해보라. 퇴직 후 공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아주 멋진 두 번째 인생을 살 수 있을테니깐. 나는 고등학교 시절 몰입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직장인으로서 몰입을 경험했고 그 효과를 경험했다. 그리고 두 번째 몰입으로 퇴직 후 멋진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기회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닌, 기회를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기회를 얻고자 한다면 몰입을 경험해라. 당신이 어떤 기회를 바라든 몰입은 당신이 원하는 기회에 당신을 데려다 줄 길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