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행은 결국 돌아온다.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또 헤어진다. 만남과 헤어짐의 무수한 반복 속에 누군가는 그 만남과 헤어짐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도 있고, 몇 번을 해도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며, 일부러 사람과의 거리를 두는 사람까지 저마다의 방법으로 만남과 헤어짐을 맞이한다.
무수한 만남 중에는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 만남도 있다. 만약, 이런 좋지 않은 만남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만남이라면 정말 그 스트레스는 이로 말할 수 없다. 만약, 내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를 했는데 선임이 완전히 나와는 안 맞는 사람이라면 누군가 한 명이 그만두거나, 아니면 부서이동으로 서로 멀리 떨어질 때까지는 하루하루가 정말 힘든 경우도 있다. “그냥 무시해.”, “그냥 맞춰주고 말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와 같은 조언들도 해주지만 그렇게 쉽다면 그동안 힘들지 않았으리라.
나 역시 예전에 나를 아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났었다. 정말 자존심을 다 깔고 뭉개고, 얼굴에 서류를 던지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나 있었던 그런 경험을 했었다. 정말 사람을 괴롭히려고 하면 이렇게 괴롭힐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당시, 나를 그렇게 갈구던 사람은 나와 같은 회사도 아니었다. 우리보다 갑인 회사의 관리자였다. 너무나 큰 괴롭힘에 회사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와이프와 진지하게 대화를 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와이프와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결정에 따라 회사에 이야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회사 사람도 아닌데 저런 쓰레기 때문에 그만둬야 하나? 차라리 내가 부서 이동해서 안 보면 그만이지.’ 그런 생각이 들었고, 만약 부서이동이 안되면 그때는 그만두자는 결정을 했다. 그리고 몇 개월동안의 괴롭힘 끝에 나는 당시 팀장에게 전근 요청을 했다. 사실 당시 내가 빠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나를 대신할 사람을 또 구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 본다면 내가 그냥 근무하는 것이 더 좋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다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내 전근요청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근 요청을 하고 팀장과의 면담. 이해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조금 더 참아보라고 이야기를 한다. 회사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난 전근이 안되면 그만두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말에 팀장은 솔깃한 이야기를 했다. 갑인 회사에서 당시 나를 괴롭히던 그 직원을 해외 업무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었다. 조금만 참으면 그 사람은 해외로 넘어갈 테니 조금만 참아보라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조금 참아보겠다는 말을 하고, 더 웃긴 이야기를 들었다. 나를 괴롭히던 갑회사의 직원 왈 “내가 관상을 볼 줄 아는데 저 사람은 배신할 상이다. “라고 우리 팀 팀장에게 술자리에서 말했다는 것이다. 살면서 인상 좋다는 말을 들었으면 들었지, 배신할 상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다. 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회사생활하면서 관상으로 까지 나를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믿기 힘들었으나 현실이었다.
팀장과의 면담 후 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최대한 멀리 했다. 사실 나를 괴롭히던 이유도 안다. 내가 아닌 우리 회사 사장과의 관계가 틀어졌는데 그 화살을 나한테 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상종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 팀장의 말대로 나를 괴롭히던 그 사람은 해외로 발령이 났다. 나 역시 전근을 하지 않고 프로젝트 끝까지 마무리하고 나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다. 그때 쌓은 커리어가 지금 나의 회사생활에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 아마 그 당시 전근을 하고 회사에 계속 다녔다면 지금과 같은 회사에서의 나의 위치는 없지 않았을까 한다. 그만큼 그 프로젝트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에 소중한 경험을 한 프로젝트였다.
반면 나를 괴롭히던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듣기 싫어도 여기저기서 소문이 들려왔다. 좋지 않은 소문 밖에는 없었다. 해외에서도 하청업체와 트러블이 있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서 하청업체 직원을 폭행까지 하여 회사에서 징계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업무적으로도 좋지 않게 진행되어 회사 내에서 굉장히 입지가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실 그 이후에도 몇 번 얼굴을 마주치고 술도 같이 먹은 적도 있다. 당시 나로서는 이제는 상황이 많이 좋아졌기에 나와의 관계는 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나만의 생각이었다. 나름 나이도 어린 내가 먼저 다가갔으나, 결국 그 사람은 내 손을 잡지는 않았다. 그리고 들리는 이야기는 계속 좋지 않은 이야기였다.
꽤나 오래전의 이야기다. 이제는 그 사람의 소문도 들리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만날 수도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업계가 좁기 때문에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만날 가능성도 있다. 그때가 되면 나는 어떨까? 사실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리고 만나봐야 좋을 것도 없다는 것도 안다. 아마 그 사람 눈에는 지금도 내가 눈의 가시일 것이다. 만약 나를 괴롭히던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쭉 내리막길을 걸었다면 어쩌면 나에 대한 증오도 있을 것이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난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줄 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니다. 그 당시에도 지금도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사람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은 능력만 본다면 꽤나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조금만 잘했다면 회사 내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누군가를 탓할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은 자신이었다는 것을 그 사람은 알까?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그 사람이 그걸 깨닫고 더 좋은 인생을 살고 있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지 않고 아직도 누군가를 탓하고 누군가를 괴롭혀야만 하는 성격이 안 변했다면, 바닥 밑의 지하를 경험할 수 있으니깐 말이다. 10년 가까이 된 일이다. 용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그냥 남남으로 대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내 인생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사람도 나와 같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야 그 사람의 삶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가끔 생각한다. “뿌린 대로 거둔다. “는 말이 거짓이 아니구나. 그리고 자문한다. 나도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지는 않을까? 나 역시 뿌린 대로 거둘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다. 가능하다면 좋은 것을 뿌리고 좋은 것으로 거두 싶다는 마음이다. 꼭 좋은 것을 뿌린다고 좋은 것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가끔은 좋은 의도가 나쁘게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쁜 마음을 뿌리고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니다. 그러니 나쁘게 돌아오더라도, 좋은 것을 뿌려야 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다. 바로 나를 위해서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