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찾다 골로 간다.

by 고인물

“욜로(You Only Live Once)”

“당신의 인생은 한 번뿐이다.”


이제는 유행이 지난 단어가 되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외치던 단어다. 미래와 타인을 위한 희생보다 자신을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뜻대로 해석한다면 좋다. 하지만 ‘욜로’를 외치던 이의 대부분은 조금 다른 형태로 이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본 ‘욜로’를 외치던 이들은 ‘욜로’를 ‘지금의 나는 즐기고 걱정은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라고 이해하는 이들이었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 세대’와 급격히 오르는 집값 등 사회적인 현상과 맞물려 미래보다 현재를 즐기라는 뜻으로 변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제는 ‘욜로’를 외치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욜로’를 외치지 않을 뿐이지, 현재를 즐기는 삶은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말로는 아니라고 한다. 이제는 ‘욜로’의 삶을 벗어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예전보다 조금 나아진 정도다. 지금도 ‘이번 생은 포기했다’는 말로 자신을 위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이 주변에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를 즐기며 살라는 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현재를 즐기며 살라고 말한다. 현재를 즐겨야지 언제를 즐기겠는가! 다만 현재를 즐기기 위해 미래의 나에게 청구서를 보내는 일은 하지 말라는 의미다. 쉽게 말해, 현재의 자신을 위해서 신용카드를 활용하여 할부로 여행 비용을 결제하고, 그 비용을 고스란히 미래의 자신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말이다. 현재의 자신도, 미래의 자신도 즐길 수 있는 일이 무수히 많다. 현재의 자신만 즐길 수 있는 일만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돈을 모아봤자 집도 살 수 없으니, 나를 위해 쓰겠다’라는 말로 자신을 정당화하지 마라. 내가 기억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20대에 집을 사는 것이 쉬웠던 시대는 없었다. 30대에 집을 사는 경우는 극히 일부였다. 대부분은 40~50대에 집을 마련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20~30대가 집을 사는 것이 편했는지 모르겠다. 사회에 진출하여 첫 월급을 받고 돈을 모으면서 20~30대에 서울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나도, 그리고 과거의 어른(당신이 어리다면 당신의 부모님)도 모두 불가능에 가까웠던 일이다. 돈이 없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 과정에서 전세도 살아보고, 평수도 넓혀서 이사도 다녔다. 경력이 쌓임에 따라 연봉이 올라 드디어 집을 사게 되는 그런 인생을 살았다.


물론 지금의 젊은이들이 과거의 우리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우리보다 더 좋아진 것도 많다. 야근이 사라지고 주말이 보장되는 회사 생활,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높은 초봉, 직장인이 아니어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은 기회의 확장 등 과거보다 더 좋아진 것들은 왜 보지 못하는가! 과거보다 나빠진 것만 보이고, 과거보다 좋아진 것은 보이지 않는가! 인간이 원래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투정만 부리기에는 좋아진 것도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게 있다. 요즘 젊은 층은 해외여행을 국내 여행 가듯이 간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해외여행은 평생 신혼여행이 전부인 경우가 많았다. 많아도 평생 두세 번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예전에 농담으로 말했던 ‘라멘 먹으러 일본 간다’는 말이 현실이 되었다. 이렇게 돈을 쓰는데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살까! 이런 식이면 절대로 집을 살 수 없다. 이는 현재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현재라고 해서 특별히 돈을 적게 버는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특별히 돈을 잘 쓰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욜로’로 생활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는 분명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욜로’가 더 좋아 보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이렇게 사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그게 맞다. ‘욜로’로 살지 않는 것이 맞다는 말이다. 내가 사회초년생 시절, 직원들 사이에 자동차 붐이 분 적이 있다. 당시 아반떼가 인기 차종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SM5와 싼타페 등 내가 봤을 때는 무리해서 차를 샀다. 나 역시 당시 차를 샀다. 결혼하고 아내와 함께 출퇴근하기 위해서 내가 산 차는 스파크였다. 경차다. 경차를 산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얼마나 많은 말이 있었는지 아는가! “사고 나면 죽는다”, “도로에서 무시당한다” 등 별의별 이야기를 다 들었던 것 같다. 나라고 더 좋은 차를 사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당시 내 생각에는 경차가 혜택도 좋고 둘이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재밌는 건 그때 차를 샀던 사람들 중에 내가 제일 먼저 집을 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산 경차는 12년간 고장 없이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 주었다.


처음에는 좋은 차를 사는 사람이 더 잘나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회초년생 시절 2,000만 원이라는 돈은 시간이 지나면 그 이상이 되어 돌아온다. 만약 내가 차를 사기 위해서 2,000만 원을 썼다면 그저 감가상각만 될 뿐이었으리라. 요즘도 '집은 못 사니 차라도 좋은 걸 사자'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해보지도 않고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사회초년생 시절의 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불어난다. 나의 경우, 2,000만 원이라는 차이는 첫 집을 매수할 때 5,000만 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으며, 이사를 하면서 그 금액은 억 단위로 바뀌었다. 이런데도 ‘욜로’로 살아갈 것인가?


‘욜로’를 외치다, 혹은 외치지 않더라도 ‘욜로’처럼 살다가 ‘골로’ 갈 수 있다. 처음에는 약간의 차이다. 어쩌면 내가 더 잘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는 자신이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는 것이고 그 차이는 점점 더 커진다. 빨리 깨달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지금을 희생하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도 즐기면서 미래의 나도 즐길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다. 당신이 지금을 더욱 자극적으로 즐기기 위해서 미래를 포기하는 것뿐이다. 찾아라! 지금의 당신도, 미래의 당신도 즐거워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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