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의 마지막이 직장인일 필요는 없다.

by 고인물

예전에 한 정치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이유는 없다. 내가 강남에 살고 있기에 하는 말.”

꽤나 유명한 말이기에 많은 사람이 기억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 말을 참고하여 이렇게 말하겠다.

“경력의 마지막이 직장인일 필요는 없다. 내가 직장인으로 살고 있기에 하는 말.”


우리는 왜 이렇게 직장에 목숨을 걸까?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하기에는 유일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직장인으로 평생 산다면 행복한 노후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직장인이 되려고 한다. 마치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처럼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직장인이 되려고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는 사업을 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일을 찾아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대다수가 직장인이 되려고 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직장인이 무엇이 그렇게 좋을까?

일단 자신의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 학교 성적이 좋아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면 인생 역전까지는 몰라도 주변에서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조금만 시간이 지나 40~50대가 되어서도 회사를 다니는 경우를 말이다. 일단 그때까지 버티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점점 더 버티기 힘들어진다. 젊은 친구들은 밑에서부터 빠르게 성장한다. 그것뿐이랴!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공지능과 로봇은 이미 많은 이들의 직장을 대신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런 것들을 다 이겨낸다고 해도 문제는 또 있다. 직장인으로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임원으로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임원으로 올라가는 비율은 너무나도 낮다. 대기업 임원으로의 승진 확률보다 자영업으로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오히려 자영업을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직장을 다니지 말고 자영업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이 힘들다는 것은 아마 모든 국민이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대략 20%로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의 2~3배로 아주 높은 편이다. 관광을 주요 산업으로 하는 그리스의 자영업 비율이 32%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이 주요 산업인 대한민국의 자영업 비중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토록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세계 어디를 가도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왜 은퇴를 하면 자영업을 하게 되는지 씁쓸하다.


현실적으로 부모님의 지원이 있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분명히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 나의 경력을 마무리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직장인으로 돈을 버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기까지의 시간을 버는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돈을 모으는 과정이다. 절대로 직장이 당신의 인생에 전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직장에 적응하고 다른 길은 생각하지 않는다. 직장을 다니면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뭘까?’라는 생각보다 ‘어떻게 하면 이 직장에서 버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아주 잠깐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스스로 직장인으로 인생의 경력을 마무리하려 한다.


젊은 시절 그렇게 똑똑하고 대범했던 이들은 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어느샌가 월급이라는 돈줄이 막히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로 바뀌었다. 특히나 안정적인 직장일수록 이렇게 변하는 사람이 많다. 참 우울하다. 난 사회 초년생들이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는 직장을 통해 자본금을 만들고 그 자본금으로 사업을 하고, 사업이 성공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다시 공급되는 그런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일이다. 안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두가 공멸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천 명 중 단 한 명’, ‘만 명 중 단 한 명’이라도 이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면 공멸의 시기를 늦출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면 공멸이 아닌 조화의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본다. 그 사람이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기만을 바라는 것보다, 그 사람이 내가 되려고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인으로서 경력을 마무리하는 것보다 직장인으로서 경험을 쌓고 결국 자신의 사업을 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이렇게 글을 쓰지만, 아주 힘든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힘든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우리가 꼭 직장인으로 인생을 마무리할 이유는 그 무엇도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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