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회사에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by 고인물

당신은 회사에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사회초년생으로서 회사에 첫발을 내딛는 입사일은 누구에게나 가슴 벅찬 날이다. 합격 통보를 받은 순간에는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에 친구들과 밤새 축하주를 마셨을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의 고생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니, 당연히 축하받을 일이다.


이제 당신은 입사와 함께 자신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단순히 월급을 받아 연애하고, 결혼해서 내 집을 장만하고, 아이를 낳아 편안한 노후를 맞는 그런 막연한 미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제 그런 미래는 직장 생활만으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려야 할 진짜 미래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이 회사에 남을 것인가?', '다른 회사로 옮길 것인가?', '이 회사를 이용할 것인가?'


[첫째, '회사에 남는다']는 미래를 선택했다면, 당신의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기업의 꽃이라 불리는 '임원'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고 월등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모든 회사에는 핵심적인 주력 부서가 있다. 그곳에서 일해야만 능력을 인정받고 윗사람들의 눈에 띌 가능성이 커진다. 소위 말하는 '사내 정치'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야 하며, 어느 정도 운도 따라야 한다. 자영업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대기업 임원이 될 확률이 더 낮다는 통계를 기억한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회사를 옮긴다']는 미래를 선택했다면, 지금부터 꾸준히 이직을 준비해야 한다. 이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력의 연계성'이다. 만약 기존 경력과 무관한 산업이나 직무로 옮기고자 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이직 방법은 다른 기업에서 먼저 제안을 받는 것이다. 다른 기업이 당신을 원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뛰어난 능력을 증명하는 셈이다. 일을 못하는 사람을 스카우트할 회사는 없으니까. '남는 길'과 마찬가지로 일을 잘해야 한다는 점은 같지만, 그 능력을 어필해야 할 대상이 다르다. 전자는 '회사 내부'에, 후자는 '회사 외부'에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셋째, '회사를 이용한다']는 미래를 선택했다면, 앞선 두 가지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이는 회사를 안전망 삼아 회사 밖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길이다. 유튜버, 작가, 개발자 등 'N잡러'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들은 회사 외적인 성공을 발판 삼아 언젠가 회사를 떠나 완전히 독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회사 내에서는 비교적 업무 강도가 낮고 주목받지 않는 부서를 선호하며, 최소한의 에너지만 회사에 쏟는다. 하지만 회사 일은 등한시한 채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월급 루팡'에만 머무른다면, 결국 회사라는 울타리와 새로운 기회 모두를 잃게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더 많은 선택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 세 가지 길 혹은 이들이 조합된 길 위를 걷게 된다. 입사하자마자 결정하라는 말이 아니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고민해도 괜찮다. 다만, 이 선택이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숙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의미다.


아무런 계획 없이 기계처럼 회사를 다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선택의 기로에 떠밀리게 된다면, 결코 좋은 선택을 할 수 없다. 어쩌면 그때는 이미 선택의 기회 자체가 사라진 뒤일지도 모른다. 사원, 대리, 과장 시절에는 이 말이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차장, 부장급으로 올라서면 비로소 자신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는 현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그때 가서 조금이라도 준비가 되어 있다면 훨씬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어떻게든 회사에 붙어 있는 것'뿐이다.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을 그저 바라기만 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아주 늦게서야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과장 때까지만 해도 그저 회사에 충성하면 평생직장이 보장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 일을 겪으며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미래와 내가 원하는 미래가 전혀 다름을 깨달았고, 회사에 속한 직장인을 넘어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 다행히 현명한 아내 덕분에 나만의 미래를 그려나갈 용기를 얻었지만, 내 주변에는 여전히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지 못하는 동료들이 대부분이다. 단순히 용기가 없다고 말하기엔 커가는 아이들, 연로하신 부모님, 나날이 늘어가는 지출 등 현실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다. 이 모든 것을 외면한 채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과연 용기일지, 아니면 무책임한 이기심일지 판단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가혹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우리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빨리 당신의 미래를 그려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미래든 좋다. 지금 당장 불가능해 보이는 꿈이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인지하고 생활하는 그 자체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당신을 그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혹시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10년 뒤에 오늘과 똑같은 고민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10년 뒤의 당신은,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던 오늘을 간절히 그리워하지 않을까? 그러니 '너무 늦었다'고 자책하기보다,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을 전환하라. 늦었다고 생각하며 포기하는 순간 모든 기회는 사라진다. 어떠한 계기로든 미래를 고민하게 되었다면, 바로 그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망망대해에 표류하듯 그저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기지 않기를 바란다. 언젠가 반드시 육지로 돌아가야 할 때, 방향을 잃고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미래를 그린다는 것은 최소한 내가 가야할 육지의 방향을 아는 것과 같다. 우리가 할 일은 단지 그 길을 알고, 매 순간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 단순한 사실을 실천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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