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입니다. 아마 많은 분이 송년회 자리를 빌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송년회 모임에서 오간 대화들은 유독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힘들다는 탄식이 다수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팀이 해체되어 구조조정 중이라는 소식부터, 이직을 꿈꿔봐도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한탄, 그리고 갈수록 힘들어지는 장사를 접고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할지 고민이라는 친구의 고백까지 들려왔습니다. 건설업계에 몸담은 저 또한 올해 잇따른 악재를 겪으며 기업과 개인 모두가 얼마나 가혹한 시기를 지나왔는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누가 잘됐다'는 축하보다 '살아남아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가 먼저 나오는 송년회 풍경이 참으로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이 씁쓸함의 이면에는 2026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 것이라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해외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연일 들려오지만, 국내에서 분투하는 대다수 직장인과 자영업자에게 그 뉴스는 도대체 누구의 이야기인지 모를 만큼 아득하기만 합니다. '대기업은 형편이 나은가 보네', '언젠가는 경기가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할 뿐, 경기가 살아난다는 말이 좀처럼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저는 다가올 2026년 연말에도 여전히 힘들다는 이야기가 99%의 확률로 되풀이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제가 느끼는 분위기뿐만 아니라, 큰 변화 없이 관성대로 2026년을 맞이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경기가 얼어붙을 때 흔히들 "이럴 땐 조용히 붙어 있는 게 최고야"라고 말하곤 합니다. 개인이 실물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없으니, 튀지 말고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미겠지요. 괜히 눈에 띄었다가 구조조정의 1순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퇴직이 곧 지옥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몸을 사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묻고 싶습니다. 이럴 때 변하지 않으면 대체 언제 변할 수 있을까요? 제가 말하는 변화는 무모하게 회사를 그만두거나 사업을 시작하라는 거창한 모험이 아닙니다. 그저 관성적으로 반복해온 일상에 아주 작은 균열을 내보라는 제안입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유지만 하더라도 앞서갈 수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결국 도태되는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만히 멈춰 서 있기보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 변화라는 것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가볍게 러닝을 시작하거나, 읽지 않던 책을 집어 들거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보고 그림을 그려보는 사소한 일상의 실천을 말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반드시 '자신에게 이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술이나 담배를 늘리는 식의 회피가 아니라,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자극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나를 위한 좋은 변화를 찾아가다 보면, 어느덧 나와 비슷하게 긍정적인 방향을 찾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만 노력하는 게 아니었구나"라는 깨달음이 주는 시너지 효과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합니다. 이 긍정의 에너지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다면 아마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노력은 업무나 건강, 혹은 그 무엇이든 당신의 삶을 어느 순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확신하며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직접 겪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에 저는 안주하는 대신 변화를 택했습니다. 수없이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유혹에 흔들렸지만 끝내 변화를 지속했습니다. 그 결과, 다들 힘들다고 말하는 이번 송년회 자리에서 저는 올해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내년이 더 힘들 거라며 걱정하는 친구들 앞에서, 내년은 또 얼마나 즐거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저를 재수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의 긍정적인 기운이 친구들에게 꽤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내년 송년회 때 제 친구 중 단 한 명이라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2026년을 추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5년 한 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힘든 시기일수록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정을 찾으려 하지만, 때로는 그 익숙한 안정보다 아주 작은 변화가 우리를 구원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이 힘듦이 끝이 아니라면, 안정을 꾀하기보다 아주 조금의 변화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사소한 시작이 나비효과가 되어 2026년의 끝자락에는 여러분을 전혀 예상치 못한 멋진 곳으로 데려다줄지도 모릅니다. 2025년이 힘들었다면, 2026년은 단순히 버텨내는 해가 아닌, 아주 작은 변화를 통해 당신의 세상을 넓혀가는 해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