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삶의 수단이자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자아를 실현하며 가족의 행복을 지킵니다. 거창한 부자가 아니더라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의 여유, 그 '금상첨화'의 상태를 꿈꾸며 우리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오릅니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의 생애 주기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에는 기묘한 역설이 숨어 있습니다.
처음 사회에 나와 월급봉투를 손에 쥐었을 때를 기억하나요? 부모님의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비에 의지하던 시절에 비하면, 통장에 찍힌 숫자는 꽤나 든든합니다. 자취를 하느라 빠듯할지언정 마음만은 풍족합니다.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시작하면 그 풍요는 정점에 달합니다. 둘이 벌어 함께 쓰는 이 시기는 인생에서 가장 '가처분 소득'이 높은, 이른바 경제적 황금기입니다. 아이가 태어나 가족이 완성되면, 우리는 그 아이의 눈망울을 보며 더 나은 미래를 꿈꿉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상은 장밋빛으로 보입니다.
변화는 서서히, 그러나 단단한 늪처럼 찾아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부모들의 대화 주제는 '적성'에서 '수학'과 '영어'로 옮겨갑니다. 사교육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입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압박은 더해집니다. "고등학교 때는 시간이 없다"는 사교육 시장의 공포 마케팅은 부모의 불안을 먹고 자랍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부모들도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거나, 혹은 뒤처질지 모른다는 우려 앞에 결국 지갑을 엽니다.
이 시기, 직장인의 가계부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아이 둘의 학원비가 160만 원, 내 집 마련을 위해 빌린 대출 원리금이 150만 원. 숨만 쉬어도 매달 300만 원이 넘는 돈이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여기에 나이 드신 부모님의 병원비와 간병비까지 더해지면 경제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가장 서글픈 역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이때가 바로 당신이 회사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인생을 통틀어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시기라는 점입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정작 삶은 그때보다 훨씬 더 팍팍하고 부족합니다. 수입은 정점을 찍었으나, 지출은 그 정점을 뚫고 올라가는 '풍요 속의 빈곤'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굴레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제 몫을 다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걷게 되는 보편적인 삶의 경로입니다. 이 길이 틀렸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자녀를 길러내는 과정 그 자체가 숭고한 삶의 일부니까요. 다만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준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생의 황금기라 믿었던 젊은 시절의 풍요에 취해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수입이 가장 많은 시기에 가장 비참한 경제적 위기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수입이 지출을 넉넉히 앞지르던 그 '풍족한 시기'에 즐거움을 유예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혹은 또 다른 자기계발이든 말입니다.
저 역시 이 평범하고도 험난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무사히 파도를 넘을 수 있었던 건, 화창한 날에 미리 우산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이 길의 지도를 이제 당신에게 건넵니다. 이 글이 당신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더 밝히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그래서 당신이 맞이할 인생의 정점이 결핍이 아닌 진정한 풍요로 채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