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원래 더러운데 처음만 깨끗하다.
중학생 아들이 겨울의 문턱에서 함박눈을 바라보며 나에게 눈은 정말 하얗고 깨끗한 것 같다고 말한다.
중학생 정도 되면 눈은 색만 하얗 뿐이지 실제 엄청 지저분하고 불순물이 많은 것인 것을 알 텐데 왜 저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할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눈은 원래 더럽다.
깨끗한척 하는 것 뿐이다. 더러운 눈이 처음에는 세상의 더러움을 가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깨끗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더러운 것이 더러운 것을 가려주는 아이러니 한 현상인듯 하다.
눈이 쌓인 후 반나절만 지나도 거리는 눈 때문에 더 더러워지며 차들은 유리창 워셔액을 계속 뿌려대며 운행을 해야한다.
가끔은 하늘에서 내린 눈이 세상을 하얗데 덮어 온통 흰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그나마 잠시라도 근심 걱적을 덮어주어 마음의 위안을 주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그나마 긍적적인 기능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본질은 드러나기 마련이며, 그 민낯이 드러났을 때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깨끗하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지저분해지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눈같은 사람이라고 명하고 싶다.
내 주변에 눈 같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그 사람들 때문에 금전적인 심리적인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피해자 중 하나였다. 실제로 금전적인 손해를 많이 봤으며 지금은 인연을 끊고 살고 있다.
반대로 나도 모르게 피해를 준 가해자 중 하나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난 요즘 아래 3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까 하지 않는다. 반100년의 세월을 살아가면서 내가 사기당한 사람들의 3요소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기꾼의 3요소가 있다.
1. 깊은 신앙심
2. 좋은 인상
3. 뛰어난 언변
위 3가지로 본인의 더러움을 감추고 있으니 너무 깨끗한 사람은 의심부터 하자.
최소한 내가 경험한 세상에서 테레사 수녀 같은 사람은 없었다.
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2~3번의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 내가 사기를 당할 만큼 멍청해서 당한 것이 아니라 겉보기에는 너무 깨끗해서 당하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 글램핑 리조트 분양 사기는 나 뿐만 아니라 건축설계사와 변호사까지 피해자 모임에 나올 정도로 겉으로는 완벽하게 깨끗한 상황이었다.
이유 없는 친절은 없다. 대상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상황이든 아무리 깨끗하고 맑아 보인다 하더라도 다각도로 그 대상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겨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