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면 강한대로 약하면 약한대로 쓰임새가 있다.
겨울철 폭설이 내린 공원을 걷다가 갑자기 뿌지직 소리와 함께 제법 두꺼운 나뭇가지가 눈의 무게를 못 이기고 부러지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평소에는 내가 매달리고 나무에 올라타도 버티던 나무가 눈의 무게를 못이기고 부러지는 것을 보면 나무가 그렇게 단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얇은 나뭇가지는 부러지지 않고 눈이 많이 쌓이면 휘어져 가지위에 쌓인 눈을 떨구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다. 물리적인 힘에는 약할지 모르지만, 얇고 어린 가지라고 해서 약하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린 가지는 얇고 부드럽다.
묵은 가지는 두껍고 단단하다.
두껍고 단단한 가지도 제 역할이 있고, 얇고 연한가지도 제 역할이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물리적인 외형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과 판단 그리고 관계에서도 많은 부분 공통점을 지닌다. 아이들은 잘 못을 저질렀을 때 사과와 반성만 하면 쉽게 관계가 회복 되지만, 성인들은 사과와 반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작은 부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감정의 기복이 크다. 성인은 작은 부분에 반응을 잘 하지 않으며 외부 상황에 대해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 감정을 쌓아 놓는 것 같다.
그러나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임계점에 오면 폭발하듯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방과의 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부러지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 같다.
성인들도 어린이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점이 이런 점인 것 같다.
감정을 자주 표현하고 표현된 감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감정이라는 쓰레기 통을 자주 비워줘야 회복탄력성이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