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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Feb 23. 2023

[형사5] 내기 골프, 오락일까? 도박일까?

오락에 족할 줄 알고 도박 전에 그칠 줄 알자

골프에서 내기를 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으레 내기를 고려해서 일정액을 준비해 오는 것은 골퍼의 기본이   오래다. 가벼운 내기는 너무 느슨하여 흥미를 느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내기 골프가 건전한 풍속인 ‘오락 범죄인 도박 사이에서 어디쯤에 있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내기 골프가 오락의 담장을 넘어서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 내기 골프에서의 금전 가치는 일상생활에서의 금전 가치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사에 의하면, 기업 임원들은 ‘1만원이 20만원의 가치가 있다 여기는 으로 알려진  있으며, 일상생활에서의 1만원이 아니라 자존심이 걸린 만큼 순간적인 체감가치가 치솟는다는 취지로 분석한다(조효성, https://www.mk.co.kr/news/culture/8765856 , 2019.4.9, 매일경제).

 

내기 골프가 오락과 도박  어느 것에 해당하는 지는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판례는 일시 오락인지, 아니면 도박인지를 결정할 , 골퍼의 직업, 도박의 시간과 장소, 가액의 정도, 사회적 지위나 재산 정도, 이득의 용도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대법원 1985.4.9. 선고 84692 판결 ).

 

또한, 내기 골프가 건전한 근로의식을 침해하지 않을 정도일 경우에는 건전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없는 정도의 단순한 오락에 그치는 경미한 행위에 불과하여 허용된다고   있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6351 판결 참조).


[2022. 10. 필자 촬영]

  

 판례에 의하면, 골퍼들이 미리 일정액을 갹출한   합의된 금액을 가져오는 게임(스킨스 게임) 하든, 타수나 홀의 승부에 의한 게임(스트로크 게임 또는 홀매치 게임) 하든 내기 골프에  돈의 총액이 캐디비용과 공동 식비 수준이라면 건전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없는 단순 오락이라고   있겠다.

 

이러한 수준의 내기 골프를 한다면 동반자들간에 정담과 미소를 이어가며 라운드를 즐길  있으며, 다음 라운드의 일시를 정하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골퍼들이  이상의 금액을 걸어서 어느 동반자가 잃은 금액이 캐디피와 공동 식비의 자기분담분을 넘어선다면 서운함이 남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기 골프에서의 금전가치는 일상생활에서의 것보다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풀리는 봄이 되면 골퍼들은 동면에서 깨어나 신춘라운드에 대한 기대가 넘친다. 라운드에 앞서 내기 골프에 대한 방식이나 수준 기가 적잖은 시간을 차지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가벼운 오락 수준으로 조절하.


도덕경(道德經)은 “만족할  알면 굴욕을 면할  있고, 그칠  알면 위기를 피할  있으며, 이렇게 해야 오랫동안 편안함과 즐거움을 유지할  있다(知足不辱,知止不殆,可以長久 /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44).” 충고하니,  가르침을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내기 골프를 하면서 오락에 만족할  알면 굴욕을 면할  있고, 도박이라는 범죄의 담장을 넘기 전에 오락 단계에서 그칠  알면 위기를 피할  있으며, 이렇게 해야 오랫동안 골프가 주는 가르침과 즐거움을 누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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